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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시즌2] 석면 공포는 현재진행형

하늘로 간 9명… 이들은 석면공장 노동자였습니다

1급 발암물질로 호흡기 통해 흡입

기사입력 : 2019-03-14 22:00:00


1976년 5월 23일, 아시아 최대 규모 석면방직공장인 부산 제일화학 노동자들이 야유회를 갔다가 단체사진을 찍었다. 40여 년이 지난 2019년 현재, 당시 행복한 모습으로 찍었던 단체사진 속의 17명 중 석면폐증과 폐암으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투병 중이다. 이후 석면 섬유가 악성중피종과 폐암의 원인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석면의 공포는 고스란히 전달된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아직도 석면의 공포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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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이란= 석면은 그리스어로 ‘불멸의 물건(Asbestos)’이라는 뜻으로 천연 자연계에 존재하는 사문석계 및 각섬석계의 광물에서 채취한 섬유 모양의 규산 화합물로서 직경이 0.02~0.03㎛ 정도의 유연성이 있는 극세섬유상 결정형의 규산염 광물을 말한다. 석면은 내화성, 차단성, 강고성, 내산성 4가지 장점으로 인해 여러가지 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먼저 내화성은 불에 타지 않고 잘 견디는 성질로 소방수의 방화복과 건물의 방화벽, 천장 등에 많이 사용됐다. 또 열과 냉기, 소음 등의 차단성이 우수해 차량의 브레이크 라이닝과 패드, 클러치판, 그리고 건물 등의 단열재로 사용됐다. 강고성은 어떤 물체가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아도 모양이나 부피가 변하지 않는 매우 단단한 성질로 파이프나 바닥 타일, 가옥의 슬레이트 지붕에 주로 사용됐으며, 산에 부식되지 않고 잘 견디어 내는 성질인 내산성을 가지고 있어 산성물질의 용기와 바닷물과 접촉하는 선박에 집중적으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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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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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의 공포= 석면은 대부분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된다. 석면은 분진 중에서도 1급 발암물질로 매우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다. 이는 목이나 폐 등을 통해 인체에 들어와 폐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석면은 주로 폐의 하부에 침착되는데 폐 밖에 있는 흉막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악성중피종(막에 암이 생기는 희귀한 암)은 석면 아니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암으로 이 질환이 발병하면 석면에 노출됐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한다.

여성의 경우 난소암에 영향을 미친다. 또 석면의 일부는 음식으로도 들어가는데, 소화기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위암, 대장암 등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뿐만 아니다 식도관을 뚫고 복막에도 달라붙어 복막에 악성중피종이 생기기도 한다.

석면의 영향으로 인한 흔한 질병으로 석면폐증(진폐증의 한 종류)이 있는데 현대의학으로도 치료법이 없다. 늑막질환과 후두암 등도 석면으로 인한 암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잠복기가 매우 길다는 게 특징이다. 최대 30년 이상으로 폐암은 20년, 석면폐증은 10년 이후에도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석면이 무서운 이유= 1급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돼 악성중피종 등을 앓는 경남지역 피해자는 139명(2011∼2018년)에 이른다. 석면광산지역인 충남(1227명), 경기(571명), 부산(469명), 서울(421명)에 이어 5번째로 석면 피해자가 많다. 조선소와 조선 수리업체가 밀집해 있고 석면 잠복기간이 20~30년인 점을 고려하면 피해자는 더 늘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에 관련 전문가들은 석면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관련된 제품을 다루는 지역에서는 노동자는 물론 인근 주민에 대해서 건강영향조사 및 평가, 석면 피해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석면은 주로 노출원에서 일한 직업력이 없어도 인근에 살던 주민들에서도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피해 발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석면은 직업적 노출, 석면광산 및 공장 근로자는 물론 그 근로자의 가정 내 노출로 인해서도 암을 유발한다. 더 심각한 건 석면광산, 공장 근처에 살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위험성이 존재하며, 자연에 존재하는 석면에 노출이 되어도 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석면의 노출원에서 최소 2㎞ 안에는 위험지역이라고 보고 영향조사도 그에 근거해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안심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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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부산의 제일화학 반경 2㎞ 내에서 석면피해 인정자가 가장 많았다. 석면폐증 2급인 한 부부는 제일화학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며 제일화학 근무자들을 상대했고, 또 다른 부부는 제일화학 정문 앞 2층 주택에 살았다. 또 다른 피해자는 제일화학 옆 다른 사업장에서 경비일을 했는데 석면폐증 2급 진단을 받았다.

▲석면 사용 금지했지만= 우리나라도 지난 2011년 석면피해구제법을 제정해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석면제품은 사라졌지만 금지된 이전의 건축물에 사용된 석면은 남아 있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 자료에 따르면 도내 석면 노출원(2016년 기준)은 발전소 6곳(고성·밀양·산청·진주·하동·합천), 석면공장 24곳, 수리조선소 58곳, 재개발지역 15곳, 제철소 10곳, 조선소 10곳, 항만하역장 1곳 등 총 124곳이다. 이 가운데 직업성 석면노출로 인한 고위험군은 조선 제조·수리, 항구 등이다. 경남에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과거 석면공장 등 노출원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환경적 석면노출 건강영향조사’가 진행됐다. 이 기간 동안 거제·창원·양산·김해지역 대상자 2150명 중 949명이 조사에 응했고, 19명이 석면피해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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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 석면피해 구제제도 마련 움직임

경남도에서도 최근 석면을 생산하는 공장이나 관련된 제품을 다루는 지역의 노동자는 물론 인근 주민에 대해 건강영향조사 및 평가, 석면 피해에 대한 구제제도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난 1월 23일 송오성 도의원이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석면 관련 건강영향조사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토론회’에서는 강동묵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장을 좌장으로 김태수 경남도 기후대기과장,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김영기 양산부산대병원 교수, 문성재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 국장 등이 참석해 △제대로 된 건강영향조사 △공장 및 학교의 석면 문제에 대한 대상자 선정의 확대 △시·군 및 통·이장 주민센터 등 발빠른 조사와 홍보를 통한 주민참여 유도 △체계적인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조사와 관리인 지정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송 의원은 “현재 석면에 대해서는 안전하게 관리·철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의견을 다 담을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실현 가능한 것을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분들이 참여해 대응책을 만들어 최대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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