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야 건국설화 그려진 ‘토제방울’ 나왔다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아이 무덤서 출토

구지봉 이야기 추정되는 6개 그림 새겨져

기사입력 : 2019-03-20 22:00:00


구지봉 가야 탄생 이야기가 김해 금관가야뿐만 아니라 대가야에서도 전래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토제방울이 나왔다.

경북 고령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대동문화재연구원은 20일 고령 지산동 고분군 아이 무덤 출토 유물 가운데 가야 건국설화 그림을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지름 약 5㎝인 토제방울을 공개했다. 조사단은 문헌으로만 전하는 고대 건국설화를 시각화한 유물이 발견되기는 국내 최초라고 주장했다.

메인이미지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나온 토제방울/연합뉴스/

토제방울이 나온 무덤은 5세기 후반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소형 석곽묘(石槨墓·돌덧널무덤)다. 무덤 주인공 왼쪽 발치에서 발견된 토제방울에는 그림 6개를 새겼다. 안에는 지름이 1.2~1.5㎝인 계란형 구슬이 있다. 연구원은 토제방울 그림이 ‘삼국유사’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나오는 수로왕 건국설화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토제방울 그림은 설화에 등장하는 구지봉 혹은 산봉우리로 짐작되는 남성 성기와 거북 등껍데기, 관을 쓴 남자,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에 매달려 내려오는 자루를 표현했다고 조사단은 해석했다.

배성혁 대동문화재연구원 조사연구실장은 “남성 성기는 가야 건국설화 속 여신 정견모주가 노닐던 고령 인근 가야산 상아덤을 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구지가 연구자 중에는 거북 머리를 수로, 우두머리, 남근, 구지봉으로 해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본 이희준 경북대 명예교수도 “그림 하나하나에 대한 사실 검증을 해야 한다”며 “6개 그림 중 한두 개만 다르게 해석해도 전체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일부 연합뉴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훈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