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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관 후보에 하동 출신 문형배 판사

“강자에 엄중하고 약자는 존중” 평가

피고인에 책 선물하는 판사로 유명

기사입력 : 2019-03-20 22:00:00


하동 출신 문형배(54) 부장판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문형배 부산고법 수석부장판사와 이미선(49)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다음 달 19일 퇴임하는 조용호·서기석 재판관 후임으로 지명된 두 후보자는 국회 표결동의 없이 인사청문회만 거치면 재판관으로 임명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조만간 인사청문회를 열어 적격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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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 후보자는 평소 ‘힘없고 억울한 사람이 기댈 수 있는 곳이 법원이어야 한다’며 금권선거 사범이나 뇌물 등 부정부패 사범은 엄벌하고, 노동사건과 아동학대, 가정폭력 사건 등에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문 후보자는 창원지법 시절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판사로 유명하다. 지난 2005년 공판중심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섰고, 2006년에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화이트 칼라 범죄의 엄정한 양형 기준’을 마련했다. 또 피고인들에게 책을 선물하는 등 따뜻한 판사로도 화제가 됐다.

지난 2007년 자살을 하기 위해 집에 불을 붙인 혐의(현주건조물방화미수)로 기소된 30대 초반의 피고인에게 선고에 앞서 ‘자살’을 10번 복창시킨 뒤 “듣기에 따라 ‘살자 살자’라고 들린다”며 “죽어야 할 이유를 살아야 할 이유로 새롭게 고쳐 생각해 살아라”고 훈계한 일화는 유명하다. 문 판사는 이후 피고인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뒤 중국 작가 탄쥐잉의 에세이집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를 선물했다.

문 후보자는 하동에서 태어나 진주 대아고,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8기로 1992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임용된 이래 창원지법 부장판사, 진주지원장,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거치면서 20년 넘게 경남과 부산지역에서 재판업무를 담당했다.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다. 지난해 11월에는 대법관후보추천회가 추천한 최종 후보 3명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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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선

이미선 후보자는 서울지법·청주지법·수원지법·대전고법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 수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부산 학산여고와 부산대 법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 후보자는 여성 인권보장 디딤돌상을 받는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 적극 노력했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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