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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경남 떠나는 청년을 잡아라 (상) 실태

청년 인구 2015년 이후 3년간 매년 줄었다

기사입력 : 2019-03-21 22:00:00


경남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경남을 떠나고 있다.

경남 청년(만 19~34세)은 지난 2015년 67만에서 해마다 줄어 지난해 61만8378명을 기록했다. 여성 감소가 두드러진다. 남성이 33만5200명으로 여성 28만3178명보다 5만명가량 많다. 여성의 역외 유출이 더 많기 때문이다.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는 주된 이유는 지역 취업시장이 좁기 때문이다. 특히 이공계보다 인문계 학생이 갈 곳은 부족하다. 지역에서도 서비스·문화·예술·콘텐츠 등 비제조업 일터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가 높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경남신문 DB/

◆실태= 경남의 청년 숫자는 2015년 67만명, 2016년 65만6000명, 2017년 63만8000명, 2018년 61만8000명으로 계속 줄었다. 또 청년 실업률은 10%대에 육박한다. 두 자릿수 진입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경남은 상황이 더 어렵다.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경남의 15~29세 청년 실업률은 8.9%로 전국평균 대비 0.6%p 높다.

경남의 경우 창원, 거제에 조선과 기계산업이 발달해 있고, 김해 양산 마산 등에 중소기업이 산재해 대학 이공계 졸업자와 공고 계통의 졸업자는 다소 취업 숨통이 트여 있다. 그러나 대학 문과 계열 졸업자들은 갈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 지역에서 공대와 인문대의 취업률도 대략 10%내외로 차이가 난다.

한국은 수도권 집중화로 돈과 사람, 일자리가 편중됐다. 통계청의 지역별 사업체 현황 및 특성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국의 사업체 수 387만 4000개 중 경기가 82만 8000개(21.4%), 서울이 82만 1000개(21.2%)로 두 지역이 전체 42.6%를 차지했다. 수도권은 전체 인구의 2분의 1, 경제력의 3분의 2, 국세 수입의 4분의 3을 점한다. 서비스·문화·예술·콘텐츠 등 비제조업의 경우 대도시 편중화가 심하다. 지역의 문과 졸업생은 공무원 말고는 할 게 없다. 서비스·문화·예술·콘텐츠 등을 전공한 청년이 전공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지역을 떠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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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기술을 배우지 않은 사람은 지역에서 구직을 꿈조차 못꾼다. 우리가 배우고 익힌 일자리는 대체 어딨느냐”며 “제조업 육성에 편중된 정책에서 벗어나 비제조업 일자리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주면 많은 청년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도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했다.

◆현장 목소리= “‘취업이 안 되는 문과를 나와 죄송합니다’란 뜻으로 ‘문송합니다’란 말을 쓰는 걸 많이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인문학’은 뭐라고 부른지 아세요? ‘잉문학(잉여+문학)’이라 불러요. 문과는 열에 아홉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요” 도내 한 대학 인문계열 학과를 졸업한 이모(30)씨는 2년째 서울 노량진 고시촌에 머물고 있다. 이씨는 “요즘 인문대학은 공무원을 생각하고 입학한다”고 했다.

웹툰 작가 곽모(35)씨는 2년 전, 10여년간의 서울생활을 마치고 고향인 창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10년 전 대학을 갈 때나 지금이나 경남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 대학 전공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시작하고 있어 최소 3년은 기다려야 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만 해도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작가만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에이전시나 기획사 등 관련 회사도 몇 군데씩 있다. 경남에서도 이런 회사 몇 군데만 상징적으로 유치하거나 조성할 수 있다면 청년들이 굳이 타지로 가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도내 한 대학 취업담당자는 “경남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는 청년 중 절반 정도는 지역에 남지만, 30% 이상이 서울, 경기, 부산으로 취업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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