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스포츠센터서 운동하던 초등생 일산화탄소 중독 의심 ‘아찔’

지난 21일 창원 의창스포츠센터서

운동 10분만에 50여명 구토·현기증

기사입력 : 2019-03-24 22:00:00


의창스포츠센터 빙상장에서 일산화탄소 누출이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 이에 노출된 초등학생 5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의창스포츠센터는 사고가 발생한 지 4일이 지나도록 피해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아 비난을 사고 있다.

메인이미지
지난 22일 오후 6시 의창스포츠센터 입구에 빙상장 임시휴장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한 운동부 감독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7시께 빙상장에서 창원 초등학생 27명(저학년 8명, 고학년 19명), 대구·부산에서 연습경기를 하러 온 학생 24명을 포함해 총 50여명이 운동을 시작했는데 10여분이 지나자마자 아이들이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면서 구토와 함께 현기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힘들어서 그런 줄 알고 아이들을 잠시 쉬게 했는데 회복이 안 돼 뭔가 잘못됐다고 의심했고, 저학년들을 먼저 집에 보냈지만 고학년 아이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일정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무실 직원들에게도 빙상장 내 공기가 이상하고, 최근에 사용한 구형 정빙기가 의심이 간다고 알려줬다고 했다.

의창스포츠센터는 사고가 발생하자 22일부터 25일까지 빙상장에 대해 임시점검을 위한 휴장안내를 긴급공지하고, 안전팀을 동원해 공기질을 측정하는 등 사고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의창스포츠센터 관계자는 “사고 다음날인 22일 오전 빙상장의 공기질을 확인해 본 결과 일산화탄소의 수치가 약간 높게 측정됐다”며 “현재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지만 수시로 내부 공기질을 측정하고 있고, 공조기 및 환기시스템을 체크하는 등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고 발생 원인으로 거론되는 정빙기에 대해서는 “지난 2016년 전기 정빙기를 우선 도입해 운행하던 중 최근 일부 부품이 고장나 수리기간 동안 예전에 사용하던 LPG를 연료로 하는 정빙기를 20여일 사용해왔다”면서 “이는 성산스포츠센터 등 다른 곳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 크게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지만 의창스포츠센터의 안일한 대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학부모들은 “진료를 받은 병원에서는 경미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보인다고 해서 아이들이 안정을 취하도록 하고 다음날 조퇴하거나 등교도 못하기도 했지만 의창스포츠센터에서는 아직까지 사과나 해명조차 없다”고 했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민영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