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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국체전 김해 유치’ 논란 잠재워야

기사입력 : 2019-03-25 07:00:00


대한체육회가 오는 27일 2023년 전국체전 개최지를 결정한다. 그런데 유치 신청을 한 김해시에서 주경기장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엄정 시의원이 지난 22일 주경기장 건립 예정지 위치가 변경됐다며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와 대한체육회에 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하자 김해시체육회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체전 유치는 김해시의 숙원사업인데도 불구하고 개최지 결정을 불과 5일 남겨두고 적전분열(敵前分裂)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엄 의원의 발언은 전국체전 김해 유치에 찬물을 끼얹는 격으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엄 의원의 주장을 보면 김해시가 대한체육회로부터 현장실사를 받을 때에는 전국체전 주경기장을 삼계체육공원에 건설하겠다고 했다가 이곳에서 200~300m 떨어진 해오름공원으로 주경기장 위치를 변경했다는 것이다. 엄 의원의 논리는 당초 삼계체육공원에 주경기장을 건설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부산시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으므로 주경기장 위치 변경 내용을 부산시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변경된 예정부지로 높은 점수를 받아야 김해시 개최의 타당성과 당위성이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엄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전국체전을 유치하지 말자는 뜻으로 읽혀진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주경기장 건립 예정지 변경이 개최지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인가이다. 이에 대해 김해시 관계자는 “동일한 체육공원 내에 주경기장 건립 위치를 조금 조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전국체전 개최 계획과 변경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엄 의원의 발언으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시에 김해시를 반박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김해시체육회의 대응도 매끄럽지 못하다. 엄 의원이 한국당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공세에 나서면 파문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 김해시와 체육회는 주경기장 위치 변경이 개최지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처하는 것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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