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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기업] 마산 이노악코리아(INOAC KOREA)

‘타이어’ 닳자 ‘고무’로 승부 건 ‘45년 장수기업’

1973년 마산자유무역지역 터 잡아

기사입력 : 2019-03-25 22:00:00


‘이노악코리아’는 1973년 마산자유무역지역에 뿌리를 내려 무려 45년째 멈추지 않고 조업을 해온 터줏대감이다. 일본기업 이노악코퍼레이션의 자회사인 이노악코리아는 1990년까지 자전거와 오토바이에 쓰이는 타이어를 주로 생산했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타이어 산업이 침체를 겪자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이관하고 현재는 자동차·건설분야에 적용되는 고무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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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주)이노악코리아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성승건 기자/

주력상품은 ‘열팽창고무’. 화재가 발생했을 때 고무부분이 팽창해 틈을 막아 연기가 이전되는 것을 막아준다. 약 200℃에서 팽창하며, 병원이나 가정의 도어와 섀시에 쓰여 인명피해 발생을 막고자 개발됐다. ‘자동차 변속기 소음방지 고무제품(Colum hole)’도 주력상품이다. 자동차 핸들 지지대 끝에 설치되며, 변속기에서 차체로 소음이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쓰인다. 전량 일본과 미국으로 수출된다.

본사 이노악코퍼레이션의 창립자 이노우에 소이치 회장은 아시아에 처음으로 우레탄 폼 제조기술을 소개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우레탄, 고무, 플라스틱, 복합재를 기초로 이노악이 만드는 대표적인 제품은 여성 화장품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 제품에 들어가는 폼, 벤츠와 렉서스 등에 탑재되는 대시보드 등이다. 중국,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14개국에 100여개의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각 공장마다 만드는 제품도 각기 다르다. ‘한 그루의 큰 나무보다 다양한 나무를 키워 숲을 만드는 것’이 이노악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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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자유무역지역 내 (주)이노악코리아 직원들이 제품을 만들고 있다./성승건 기자/

현재 이노악코리아에는 62명의 사무직·생산직 직원이 재직하고 있다. 연매출 200억원 규모, 토요타 자동차가 주요 고객사다. 1990년대 타이어 사업 이관 후 타이어를 만들던 고무배합 및 성형기술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개척하면서 긴 시간 자리를 지켜왔다. 현재는 1인 가구 증가에 맞춘 1인용 소파, 요양인구 증가에 맞춘 욕창 방지·충격 방지 매트리스 및 용품 제작·시판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이노악 본사의 핵심기술인 우레탄 배합 기술과 신소재설비를 한국으로 이전해 새로운 분야도 개척할 계획이다.

이노악코리아는 2019년 새로운 변화를 앞두고 있다. 1973년 설립 이래 ‘이노악’을 단순히 한문표기로 바꾼 ‘한국정상화성(주)’이라는 이름을 써왔으나, 사명을 ‘이노악코리아’로 변경한다. 또 40년이 넘어 노후화된 설비를 스마트공장으로 구축한다. 이러한 변화는 최재혁 부사장이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최 부사장은 나고야대학에서 ‘이노악 장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이노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일본 본사에 입사해 미국 주재원을 거쳐 현재 주재원 자격으로 한국에 왔다. 최 부사장은 “경남도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공장 구축과 이노악코리아가 추구하는 방향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며 “사내 TF를 구축해 5개년 계획 하에 스마트화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스마트공장 구축과 함께 이를 제어하고 관리할 인재를 지역대학과 연계에 채용하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다소 수세적이었던 국내 영업망 확보도 공세적으로 전환하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최 부사장은 “40년이 넘도록 한국공장이 제품을 만들면 일본본사가 영업을 해주는 식이었으나, 한국에서도 자체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보고 국내시장에 적합한 제품 개발과 마케팅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 힘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유경 기자 bora@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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