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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은 하나로 통합되었는가?- 박갑제(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

기사입력 : 2019-04-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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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9년 전의 마산·창원·진해시는 현재의 창원시로 통합됐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에 통합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시민생활과 경제통합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필자가 6년 전에 구입한 마산합포구의 한 아파트는 통합 당시에 그 기대감 때문인지 1억원 가까이 상승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현재는 가격상승분의 절반 이상이 빠져버렸다. 물론 그동안 지나친 아파트 건설과 침체된 지역경제사정이 한몫 했으리라고 본다. 그렇지만 통합 당시 형성된 시민들의 기대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실화되지 못한 것에도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무엇이 문제인가?

대도시 경제의 최대 강점은 이른바 ‘규모의 경제’에 있다. 규모의 경제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효율성이 증가해 평균 생산비용이 하락하는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제용어이다. 당연히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느냐의 여부가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기업 생존의 키워드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도시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 도시에 경제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규모의 경제 실현에는 무엇보다 시장의 확대를 필요로 한다. 그래서 많은 소비층을 형성하고 있어 ‘확대된 시장’을 가지고 있는 대도시에서 영업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한마디로 좋은 장사를 할 여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통합창원시는 인구 100만명에 버금가는 명실상부한 ‘확대된 시장’을 도시 내부에 보유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인구규모가 시장확대의 충분조건이 되지는 않는다. 시장에의 접근을 가능하게 하는 교통 인프라가 필요하다. 그것도 대중교통 인프라가 핵심이다. 하지만 현재 창원의 대중교통시스템이 통합 이전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 같지 않다. 물론 팔룡터널이 개통됐고 제2안민터널 및 가포터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개선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이 터널들이 모두 제 기능을 한다고 해도 마산 창동을 찾는 사람들과 창원 상남동을 찾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때 그 사람들일 것 같고, 진해구는 창원과 마산에서 멀게만 느껴진다. 인구 100만의 잠재적 수요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우수한 해양경관을 가진 마산해양신도시의 부지에 왜 경쟁력 있는 자본이 들어오지 않는지 의문을 가져본다. 시장이 통합돼 있지 않아서 이 지역이 그냥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해 버렸기 때문이다.

엄청난 국민세금이 투입된 마산 창동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구 창원과 구 진해에 거주하는 창원시민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편리하게 접근할 수 없다면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확대된 시장으로의 발전가능성을 보일 때 경쟁력 있는 자본은 그 도시에 유입되며 고용을 창출하고 시민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면서 도시활력이 살아난다. 필자가 군생활하던 부산의 수영비행장 터는 허름한 군 시설과 폐처리된 탱크들이 진열돼 있던 허허벌판이었다. 하지만 지하철공사가 시작되자 경쟁력 있는 민간자본이 스스로 돈을 들고 들어와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조성했으며 해운대를 상전벽해시켰다. 대중교통시스템의 혁신으로 변방이었던 해운대로의 접근성이 크게 향상됐고 이것이 시장확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창원시는 시장확대가 실현되기에는 불리한 지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고 부산만큼 많은 인구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창원NC파크와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스포츠 경기에 마창진 지역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창원 용지공원을 구 마산과 진해 시민들이 주말을 맞아 쉽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소상인의 기발한 혁신이 지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이 확대돼야 한다.

현대 도시의 스포츠 경기장, 종합쇼핑레저공간 및 상가밀집지역은 중세 유럽도시의 광장이다. 이런 도시 광장에 시민이 모일 수 있을 때 도시의 창의성이 꽃피고 도시민은 행복해한다.

문제는 그 광장에, 그 시장에 가기가 너무 멀다. 시장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창원시의 담대한 대중교통 프로젝트를 기대해 본다.

박갑제 (경남대 경제금융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