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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버스승객, 기사와 승객들이 구했다

기사, 버스 몰아 병원 응급실 직행

승객, 환자 의자에 눕혀 안정 조치

기사입력 : 2019-04-14 22:00:00


창원에서 시내버스 기사와 시민들의 발 빠른 대처로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승객이 무사히 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4일 창원시 버스업체 신양여객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7시 23분께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인근 도로를 주행하던 버스 안에서 한 승객이 갑자기 쓰러졌다. 10대 후반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이 승객은 시티세븐 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 맨 뒷자리에 앉았지만 곧바로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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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후 7시 23분께 창원시 의창구 시티세븐 인근 시내버스에서 쓰러진 승객을 기사와 승객이 의료진에게 인계하고 있다./신양여객·영상 캡처/

버스 룸미러로 이 같은 상황을 확인한 버스기사 박석원(49)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한 데 이어, 버스를 몰아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결정했다. 박씨의 결정에 차 안에 있던 승객 15명은 모두 동의했고, 버스는 비상깜빡이를 켜고 병원으로 질주했다. 그 사이 승객들은 쓰러진 학생을 부축해 의자에 눕힌 뒤 안정을 취하게 했다.

버스는 학생이 쓰러진 지 불과 3분여 만에 응급실에 도착했다. 쓰러진 학생은 들것에 실려 응급실로 옮겨졌고 이날 무사히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 학생은 당시 발작 증상을 보여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버스기사 박석원씨는 “신호 대기 중 ‘쿵’하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학생이 쓰러져 있었고 승객들이 일어나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며 “119에 곧장 전화했지만 가까운 곳에 병원이 있어 직접 운전해 가는 것이 더 빠르다고 판단해 승객들에게 동의를 구한 후 버스를 몰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 분의 승객도 내리시지 않고 쓰러진 학생을 돌봐 주셨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승객 이송에 협조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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