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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시대적 가치관의 조합을 생각하면서- 이창하(시인)

기사입력 : 2019-04-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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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역사는 반복성을 가지고 있지만 시대에 따른 가치관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발전을 할 것이냐 과거의 폐습을 반복할 것이냐를 결정하게 된다’고 했다. 역사를 연구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의 폐습을 극복하고자 하는 때문일 것이다.

조선조 10대 왕 연산군은 순박한 사람이었으나 두 번의 사화를 통해 권력의 힘을 알게 되었고, 이러한 생각이 지나치면서 독단으로 나가게 되었다. 특히 폐비윤씨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숙청하는데 전력을 하면서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사람들의 말은 시쳇말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권력을 휘두르다 결국 폐위되었다. 22대 왕 정조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대신들에 대한 원한은 뼈에 사무칠 정도였지만 개인의 복수심보다는 안정적인 국가경영을 위해서 죽은 사도세자에 대한 예우와는 별개로 생각하고, 자신의 정치 입문에 정적인 노론의 세력도 기꺼이 받아들여 영조의 치세처럼 탕평책을 실시하여 조선의 부흥기를 이룬 성공적인 정치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세상을 보노라면 걱정스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얼마 전 뉴스를 통해 들은 바로 IT산업이 3가지는 우수하지만 6가지는 중국이 우리를 추월했다고 한다. 우리가 매일 노사문제, 진보·보수문제로 갈등을 보일 때 이웃나라에서는 무차별적으로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 불안하기 그지없으며, 앞으로의 세대가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만 해도 아찔해진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이룩한 이 나라 경제였다. 그런데 여야는 정치공세나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눈앞의 표심만 생각해서 나라 빚을 6500억 이상 만들면서도 복지예산이나 공무원의 증원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동남아시아나 중남미의 다수 국가들의 비극을 결코 헛으로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를 원조해 주었던 나라들이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오히려 지금은 외국의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소위 야당이라고 하는 인사들은 이 나라를 위해 무엇을 해야 올바른 일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고 권력 쟁취에만 급급하고, 여당은 독불장군처럼 야당의 조언은 전혀 개의치 않고 무자격 장관을 추천하는가 하면 지금의 야당인 과거 여당 못지않게 비리가 만연하여 민망할 뿐이다. 지금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쟁을 멈출 때이다. 모두들 이 나라의 부흥을 위해 상생을 해야 할 때이며, 야당은 일방적으로 여당을 향한 정치공세를 멈추어야 하고 여당도 야당의 쓴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할 때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이웃나라에서는 우리의 빈틈을 찾아 그들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토인비의 말처럼 ‘시대에 따른 가치관을 어떤 식으로 조합하느냐에 따라서 발전을 할 것인가 과거의 폐습을 반복할 것이냐를 결정하게 된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자.

이창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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