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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보석 논란… 법원 결정 존중돼야

기사입력 : 2019-04-18 07:00:00


김경수 경남지사가 어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지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도지사 권한대행체제에서 도지사체제로 원상 복귀됐다. 하지만 서울고법 형사2부가 김 지사에게 창원에만 거주하는 조건을 달아 보석을 허가해 경남도정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볼 수는 없다. 사흘 이상 창원을 벗어나거나 출국하는 경우에는 미리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김 지사 운신의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경남지역에서는 김 지사가 도정현안을 직접 챙길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과 함께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김 지사 보석 허가에 대한 정치권의 논평을 보면 법치를 부정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해 후폭풍이 일고 있다. 도민들도 지지 정당에 따라 비슷한 견해를 보인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1월 30일 1심 판결 후 범여권이 보였던 사법부 불신을 이번에는 보수야당이 판박이로 따라하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공정한 재판을 포기하겠다는 대국민 사법 포기선언”이라고 비판했고 바른미래당도 “법원의 어불성설 결정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민주당 등 범여권은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존중한다”며 1심 때와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놨다.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재판부 판사를 모욕하고 법정을 모독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김 지사 지지자들이 1심 선고 후 재판부를 비난한 것이 이번 보석 허가에 대한 논란을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법치를 부정하는 논쟁을 계속하면 정치권의 불신과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김 지사의 보석은 이미 재판부가 예고한 대로 결격 사유가 없다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지난달 거주지를 자택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보석 허가를 받았다. 정치적으로 확대해 해석할 필요는 없다. 경남도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 지사 항소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가 첫 공판에서 말한 것처럼 “재판 불복은 문명국가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