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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연애다리에 와보시지 않을래요?- 김경영(경남도의원)

기사입력 : 2019-04-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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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합포구 문화동에는 연애다리가 있다. 연애다리라고 페이스북에 올리니 누군가는 “당신이 지어낸 이름 아닌가요?”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그럴 수도 있겠다. 로망스다리 정도는 되어야지, 연애다리라니? 조금 촌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연애다리를 기억하는 분들, 추억하는 분들은 두말없이 입술이 올라가고 있었다.

창원시에서 연애다리에 데크 산책로를 만들고 입간판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를 하고 있다. ‘많은 커플들이 이 다리를 지나며 사랑을 키웠다. 이곳은 전등이 없어 밤 어둠을 타서 연애를 하는 곳이었다. 봄이 와 주변에 황홀하게 핀 벚꽃들이 만발할 때면 청춘남녀 누구라 할 것 없이. 만나기 좋은 약속 장소로 소문이 나 지금까지 만남의 다리 즉 연애다리라고 불리고 있다.’ 그 다리는 월견교(月見橋)라는 이름이 새겨 있다.

봄이면 벚꽃 가지가 하천으로 축 늘어지고 수양버들 가지와 어우러져 연애다리에서 바라보는 실개천은 제법 아니 너무 운치가 있다. 예전에 출근길에 바쁘게 데크로드를 뛰어가면 소리가 나 민망하지만 다른 길보다 꼭 그 길을 택했다. 그 시간의 벚꽃은 온통 나의 것이 되고, 그 행복감은 에스프레소 커피향 같이 남아 있다.

올해는 제7회 문화동 벚꽃 축제 행사장에 내빈으로 초대되어 갔다. 행사를 마치고 그곳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다시 시간여행을 온 듯, 사진 찍기를 거부하던 사춘기 아들과 억지로 셀카를 찍었던 5~6년 전으로 이끌어준다. 연애다리의 수많은 추억을 뒤로하고, 이제는 젊은 연인들, 가족 단위의 꽃놀이 나온 이들이 다리 밑으로 내려가 사진도 찍고, 바로 옆 새로 생긴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나누거나 다리 옆에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나누는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 근대 일제강점기의 신도시 거리와 근대문화유산에 오랜 역사가 있는 곳, 이름처럼 문화가 살아있는 문화동, 젊음의 다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보다, 로망스다리보다 더 설레는 문화동의 연애다리로 와보시지 않을래요?

김경영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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