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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묻지마 방화·살인, 경찰 진상조사 나섰다

난동·폭행 신고 4개월간 8건 접수

치안 시스템 체계화·법 개정 시급

기사입력 : 2019-04-18 22:00:00


속보= ‘진주 묻지마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와 관련된 신고가 지난 1년간 8차례 접수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치안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18일 1면 ▲새벽을 가른 ‘광란의 칼부림’ ) ★관련기사 3·5면

18일 진주경찰서는 브리핑을 통해 진주 가좌동 아파트에서 방화·살인을 저지른 안인득(42)과 관련된 난동·폭행 신고가 지난 1년간 총 8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안에 대한 첫 신고는 지난해 9월 26일 안의 윗집에 사는 B씨의 신고였다. B씨의 출입문 앞에 오물이 칠해져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경찰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 미제편철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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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 김지수 도의회 의장, 조규일 진주시장이 18일 진주시 한일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진주 방화·흉기 난동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과 대화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두번째 신고는 지난 1월 17일 진주 상대동 자활센터 근로자를 폭행한 사건이었다. 당시 안은 ‘직원이 자신에게 약을 탄 커피를 줬다’는 이유로 폭행을 시도했으며, 이를 말리던 직원들까지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에 송치된 안은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

세 번째 신고는 2월 28일, 안의 집 위층 주민 B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 시기부터 신고가 잦아졌다. B씨는 출근길에 누군가 자신에게 계란을 던졌다고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또 피의자를 특정할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안과 B씨 가족은 층간소음 등의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B씨는 4일 후인 3월 3일 또 신고했다. 자신의 집 앞에 간장을 뿌려놨다는 내용이었다. 출동한 경찰은 물증이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하고, B씨에게 CCTV를 설치할 것을 권장하고 돌아갔다. B씨는 사비로 CCTV를 설치했다.

다섯 번째 신고는 3월 8일이었다. 안이 주거하던 아파트 앞에서 한 주민과 시비가 붙었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큰 피해상황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했다. 이틀 뒤인 3월 10일, 안은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에 신고됐다. 진주시 상대동 일대 한 호프집 앞에서 불법주차 문제로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망치를 휘두르고 폭행을 가한 혐의(특수폭행)로 입건됐다. 당시 안은 시비를 말리던 업주에게도 망치를 휘두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안은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고,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다.

3월 12일, B씨는 안이 자신의 집앞에 간장을 뿌렸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안의 행각은 B씨가 설치한 CCTV에 포착됐다. 경찰은 이번에도 단순 재물손괴 사건으로 안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다음 날인 13일에도 B씨는 안이 시비를 건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것이 B씨의 5번째이자 마지막 신고였다.

한 달이 조금 지난 17일 B씨는 안이 휘두른 흉기에 복부 등을 수차례 찔려 크게 다쳤고, 고3인 B씨의 조카 C양은 목숨을 잃었다.

C양의 유가족들은 “여러 차례 신고했고 불안을 호소했는데도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은 안에 대한 각종 신고가 3월 한 달 5차례나 집중되는 등 이상 징후가 나타났는데도 안에 대한 정신병력 분석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안은 지난 2010년 모르는 남성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정천운 진주경찰서 형사과장은 “‘신고가 몇 회 이상일 경우에 어떻게 관리해야 한다’는 등 치안 시스템이 체계화돼 있지 않다”며 “신고가 잦다는 것은 관할지구대에서 공유하지만, 이에 대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 치안 시스템이 법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진혁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큰 범죄가 벌어지기 전에는 작은 전조증상이 나타나는데 현행법으로는 이를 인지하더라도 조치할 수 있는 권한이 경찰에 없다”며 “정신병력이 있거나 상습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사람에게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경찰에게 권한을 주는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김정완 청문감사담당관을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돌입했다. 10여명으로 구성된 TF는 유족이 주장하는 △수 차례 신고에 대한 사전 조치 미흡 △초동 조치 미흡 부분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고운·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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