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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멍울 만져지면 검진 받으세요

유방암 막으려면…

통증 없는 멍울·유두 분비물 등 나타나면 의심

기사입력 : 2019-04-21 22:00:00


신입사원 박모(28세·여) 씨는 어느 날 샤워 중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물혹일 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점점 커졌다. 뿐만 아니라 겨드랑이에서도 멍울이 생기자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박모 씨는 인근 종합병원을 찾아 검사를 진행했다. 유방 촬영을 하고 의심이 되는 부위를 조직 검사한 결과 유방암 판정을 받았다.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이 기존 여성 암 발생 1위였던 갑상선 암을 앞지르고 1위에 올랐다. 우리나라에서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연령층은 40대였지만,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유방암 발생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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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교수가 환자와 유방암 관련 상담을 하고 있다.

유방암은 유관과 소엽의 상피세포에서 시작된 악성종양을 말한다. 유방암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는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총기간 증가, 늦은 결혼, 출산율 저하와 수유 감소가 있다. 그리고 서구화된 식생활과 비만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다.

또한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BRCA1, BRCA2 유전자는 가족력이 없는 환자에 비해 발병률이 2~3배 높다. 해당 유전자를 가진 유방암 환자는 전체 5~10% 정도이다. 해외 유명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해당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예방적 유방 절제술을 받은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방 모형 변형, 피부나 유두의 함몰, 유두에서 분비물이 흐르는 경우 유방암으로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겨드랑이나 목에서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유방암이 림프절로 전이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으므로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다행히 유방암은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예후가 좋은 편이다. 다른 많은 암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경우 높은 생존율과 동시에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을 보존할 수 있어 성형 등 추가치료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자가검진을 추천하며 매달 정해진 날,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유방 모양을 확인해 좌우 대칭을 이루는지, 부풀어 오르거나 붉게 변하진 않았는지, 멍울이 만져지는지 확인한다.

우리나라는 유방암을 국가암검진 항목으로 지정했고, 이에 만 4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2년 주기로 인근 병원에서 검진받을 수 있다. 유방암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인 경우, 보다 젊은 나이인 25세부터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유방암 검사에는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MRI 촬영 등이 있으며,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 조직검사로 정밀 진단한다.

유방암 수술 부위는 유방에 대한 수술과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한 수술로 이뤄진다. 또한 유방에 대한 수술 방법은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유방 전절제술과 유방을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유방 부분절제술이 있다.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의 방법은 림프절 전체를 절제하는 림프적 곽청술과 림프절 조직검사를 의미하는 감시림프절 생검술이 있다.

유방종양 크기가 크지 않으면 수술 없이 맘모톰 생검술을 통해 충분히 제거할 수 있다. 맘모톰 생검술은 미세한 바늘을 유방종양 부위에 삽입 후 진공 장치와 부착된 바늘을 이용해 종양을 적출하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검사법이다.

과거에는 유방암이 진단되거나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 절제 범위가 넓은 유방 전절제술이나 겨드랑이 림프절 곽청술만 시행했다. 이로 인해 유방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 환자 대다수가 암을 제거하는 사실보다 유방을 제거해야 한다는 사실에 더 많은 두려움과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유방암의 조기 진단율이 높아짐에 따라 수술로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유방 부분절제술과 감시림프절 절제술의 시행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유전자 정보를 한 번에 분석하는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검사를 통해 선행항암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수술을 최소화해 환자의 두려움과 심리적 박탈감을 덜어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항암제는 유전자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암 환자 개인별 유전자 특성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

일상생활에서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채소와 과일은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성분이 들어있어 섭취함으로써 암세포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폐경 후 비만은 유방암 발생률을 높이기 때문에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운동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알코올은 앞서 언급한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금주나 절주가 필요하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최희준 교수는 20대 유방암의 경우, 30~40대에 비해 예후가 나빠 자가검진을 통해 유방암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하고,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일 경우 이른 시일 내에 병원을 방문해 정기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최희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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