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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동차업계 노조 리스크 확산되나

기사입력 : 2019-04-23 07:00:00


르노삼성자동차의 노사분규로 경남지역 협력업체가 납품물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엠 노조가 어제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해 자동차업계 노조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조합원 50% 이상이 찬성하면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게 되지만 작년 12월 법인분리에 반발해 진행한 파업에 이어 4개월 만에 또 파업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실제 파업을 단행하면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지난해 폐쇄된 군산공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노조 리스크는 경남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 도민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노조 리스크는 판매실적으로 나타난다. 르노삼성의 노사갈등으로 작년 내수와 수출은 22만7577대로 전년도에 비해 17.8%나 감소했다. 7개월째 계속되는 부분파업으로 2400억원대의 매출손실이 발생하면서 경남·부산지역 협력업체의 납품물량이 40%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1차 협력업체 종사자만 1만2000여명에 달한다. 르노삼성이 오는 9월까지 본사로부터 신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협력업체의 존립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올 1분기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에 비해 16.4% 감소했다. 이로 인해 창원공장은 1교대 전환을, 부평2공장은 라인 운영 속도를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과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위기는 경남의 자동차 생태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 두 공장이 노조 리스크로 인해 신차 물량을 배정받지 못하면 한국지엠 군산공장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당장의 이익보다는 공장의 미래를 고민하고 협력업체와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근 르노삼성 부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직원에게 보낸 손편지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자회사에 불과하다. 노조 리스크가 계속되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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