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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 고용과 기업가 정신- 이경훈(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남지사장)

기사입력 : 2019-04-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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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야, 힘내.” 출근길, 어머니의 늘 같은 인사말이다. 컴퓨터 출장 수리를 하였는데 늘 적자여서 찾아간 장애인고용공단. 지금 다니는 진주시직업재활센터를 안내해 줬다. 하는 일은 명함이나 현수막 디자인. 전문자격증은 없었지만 지원고용프로그램을 통해 차곡차곡 기술을 익혔다. 이제는 힘난다. 다리가 불편하지만 운전해서 출근하는 내내 행복하다.

관내 사업장에 4년째 근무 중인 정광우(가명)님의 수기다. 이렇게 직장에 정착해서 만족해하는 장애인을 보면 장애인고용공단 역할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다.

4월은 고용노동부에서 정한 장애인 고용촉진 강조기간이다. 항상 장애인에게 공정한 기회를 준다고 노력은 하지만, 실제로 이를 이행하고 같은 직장 내에 동료로 맞이하기는 아직은 힘들다. 어려움은 있지만 장애인에게 적합한 업무영역을 새로 개발하고 그에 부응한 기업체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장애인 채용은 사회적 책임을 준수한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최근 정부에서 주문한 혁신의 코드이다. 사전에 찾아보면 기업가 정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기업은 이윤의 획득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자본의 조직단위이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먼저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 동시에 기업은 이윤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책임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을 이끌어가는 기업가는 이윤을 창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잊지 않는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올바른 기업가정신을 가지기 위해서는 언제나 이 2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가정신은 이윤 추구와 동시에 사회적 책임의 수행을 위해 기업가가 마땅히 갖추어야 할 자세나 정신을 말한다고 정리할 수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도 예외일 수는 없다.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남동발전 등 진주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의 장애인 채용은 사회적 가치실현의 본보기라 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을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실현에 일익을 담당하는 기업가에게는 적극적인 도움을 줄 것이며, ‘일에는 모든 이가 평등하다’는 형평 고용의 의미를 되새기며 용기를 내어야 한다.

올해 ‘장애인의 날’ 슬로건은 ‘포용으로 꽃피는 따뜻한 동행’이다. 기업가정신에 기반한 사회적 가치실현의 관점에서 장애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처음에는 업무능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훈련을 통해 보완하고 이끌어 준다면 따뜻한 동행이 실현될 것이다.

경남지역은 창원에 경남지사와 창원맞춤훈련센터가 있다. 9월이면 발달장애인을 위한 창원발달훈련센터가 개소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서비스로 진주, 거제, 김해, 통영 등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구직장애인 이동상담을 하고 있으며 4월부터는 행복e음을 통해 주민센터 등 지자체에서도 구직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듯 조금은 늦고 더딜지라도 장애인과 함께 가는 길은 아름답다. 이제 장애인구직자의 세상과 함께하기는 시작되었고, 장애인 고용이 늘어나 250만 장애인의 인생의 전환점이 되도록 우리 사회가 팔을 벌려 안아줄 때다. 한 번의 관심보다는 지속적인 일자리가 필요할 때인 것이다.

이경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경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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