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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조현병 환자 함께 사는 방안은 (상) 도내 현황

도내 조현병 환자 5만명 추정…등록 6000명뿐

도내 정신질환자 범죄 느는데 치료·관리·재활 인프라 태부족

기사입력 : 2019-04-24 22:00:00


경남에서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관련기사 5면

24일 창원에서 살인을 저지른 10대 조현병 환자도 안인득과 마찬가지로 지자체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미등록된 환자로 밝혀져 도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경남도 통계에 따르면, 도민 100명 중 1.2명꼴로 조현병을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의 ‘이웃’이자 ‘시한폭탄’과 같은 조현병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걸까. 조현병 환자를 ‘괴물’이 아닌 이웃으로 함께 살아갈 방안은 없을까. 도내 조현병 환자 현황과 관리 시스템을 짚고 사회적 대안을 고민해 본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등록 환자 6685명= 도내에는 총 4만9500명의 조현병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도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에 등록된 조현병 환자 6685명에 따른 추정치다. 실제 조현병 환자는 등록률의 15.1%로 추정하기 때문이다. 등록 조현병 환자 중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4609명이다. 문제는 입원하지 않은 조현병 환자가 10배에 달한다는 점이다. 진주 안인득이나 창원 10대 조현병 살인 피의자도 미등록 상태였다.

조현병을 포함해 도내에 등록된 정신질환 관리환자는 1만3249명이며 이 가운데 중증정신질환자는 8807명이다. 도내 추정 정신질환자는 28만명, 추정 중증정신질환자는 5만8212명이다.

◆치료 인프라 태부족= 경남지역 정신건강 치료 인프라는 환자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이는 다른 시·도도 비슷한 상황이다. 24일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을 관리하는 기관은 21곳이다. 도에서 운영하는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각 시·군에 20개소의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다. 그러나 센터 종사자는 121명에 그치고 있다. 등록된 정신질환자만을 상대해도 직원 1명당 100명이 넘는 환자를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신질환자가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정신재활시설도 부족하다. 18개 시·군 중 진주와 양산·고성에 4곳이 몰려 있고, 나머지 15곳에는 한 곳도 없다. 환자들을 훈련시켜서 사회에 적응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턱없이 적다.

◆정신질환자 범죄 증가= 중증 정신질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할 경우 폭력성이 심화돼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도내 정신질환자에 의한 5대 범죄는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경남경찰청이 밝힌 ‘최근 5년간 5대 범죄 유형별 범행시 정신상태 현황’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는 △2014년 189건 △2015년 201건 △2016년 246건 △2017년 257건 △2018년 226건으로 나타났다. 2015년까지 100건대에 머물렀던 정신질환자 강력범죄가 2016년부터 200건을 훌쩍 넘었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살인 및 폭력범죄가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정신질환자에 의한 살인은 4건에 그쳤지만, 2018년에는 6건, 폭력도 2016년 104건에서 2018년 131건으로 각각 늘었다.

전문가들은 최근 조현병 관련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원인으로 정신질환에 대한 적극적 관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조현병 환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들이 꾸준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립부곡병원 이영렬 병원장은 “범행을 저지르는 조현병 환자들을 위해서도 그들이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며 “이 같은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 발생에 있어서 정부와 지자체 등 국가기관이 정말 최선을 다해서 조현병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했느냐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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