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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살인사건 피의자, 평소에도 이상행동 보였다

창원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들

“고춧가루·물 뿌리거나 창문 깨기도”

기사입력 : 2019-04-25 22:00:00


창원의 한 아파트에서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된 A(18·남)군이 과거에도 피해자 B(74·여)씨 집을 찾아와 고춧가루나 물을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B씨가 두려워했다고 유가족은 전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진주 사건 피의자 안인득의 행동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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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 집 복도 쪽 방범창에 휴지가 감겨 있다./유족/

25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취재진과 만난 B씨의 조카는 “예전부터 (A군이) 집으로 찾아와 수차례 위협적인 행동을 보여 B씨가 두려워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 2001년부터 여동생(66·여)과 함께 이 아파트 6층에서 살았으며, A군은 2017년 5월부터 B씨 집 아래층에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유족은 A군이 2017년 8월과 2018년 5월, 6월 B씨 집을 찾아와 욕설을 적은 붙임쪽지를 출입문에 붙이거나 방범창에 휴지를 감아놓기도 했다. 심지어 창문을 깨뜨리고, 집앞에 고춧가루와 물을 뿌리는 등 수차례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조카는 B씨가 A군의 괴롭힘이 있을 때마다 날짜와 내용을 메모지와 자택 내부 벽지에 적어 놨다. 조카는 “꼼꼼한 성격이기도 하셨고, 두렵다 보니 추후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적어놓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카는 2017년 8월 30일 이러한 사실을 알고 한 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구두 경고로 마무리됐다. 그는 “추후에 A군 아버지가 찾아와 깨진 유리를 변상하고 이모에게 사과하기도 했다지만, 이모는 보복이 있을까 두려워 오히려 경찰에 신고할 때 말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더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후회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4일 B씨 빈소가 마련된 마산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B씨 여동생도 “신고하고 싶었지만 혹시나 있을지도 모르는 보복이 두려웠다. 이후 그 청년의 아버지가 사과하기도 해 괜찮겠지 하고 지나갔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A군은 지난 24일 오전 9시 5분께 이 아파트 6층 복도에서 외출하는 B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군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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