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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 경찰 수사 마무리

진주 방화·살인사건 수사결과 발표

경찰 “안인득, 계획범죄 결론”

기사입력 : 2019-04-25 22:00:00


진주에서 방화·살인사건을 저지른 피의자 안인득(42)이 범행 당일 1층부터 4층까지 비상계단을 오르내리며 대피하는 사람들을 흉기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진주경찰서는 25일 안인득을 살인과 살인미수·현주건조물방화·현주건조물방화치상 등 4개 혐의로 창원지검 진주지청으로 송치했다. 경찰의 전수조사 과정에 연기흡입 환자가 1명 더 추가로 확인돼 사상자는 20명에서 21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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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이 치료를 받기 위해 지난 18일 진주경찰서를 나서고 있다./성승건 기자/

▲계획 범행 판단= 이날 경찰은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사건 전후 상황을 재구성한 결과 안이 12분간 1층부터 4층까지 비상계단을 오르내리며 대피하는 사람들을 찌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경찰은 안이 흉기와 휘발유를 미리 구입하고, 불을 낸 뒤 밖에서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급소를 노려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이유로 이번 범행을 계획적 범죄로 판단했다.

경찰은 “안이 자신의 망상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진술을 하는 등 체계적 망상증으로 보이며, 사전 계획 범죄가 가능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안은 경찰 조사에서 ‘이웃 주민들이 아파트를 불법개조해 CCTV와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누군가 벌레와 쓰레기를 투척했으며 관리사무소에 불만을 제기해도 조치하지 않았다’며 일관되게 피해망상적 분노를 드러냈다.

경찰은 “안에게 집에 불을 지르면 사람들이 대피할 것을 예상했느냐 묻자 안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다르지 않게 생각했다고 진술했다”며 “다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무엇이냐는 질문엔 답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안은 경찰조사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 및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질문에는 기억나지 않는다는 진술이 대다수였고, 특정인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보이는 대로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치료 중단 뒤 증상 악화= 경찰은 안이 정신질환 치료를 중단한 뒤 증상이 악화됐고, 이에 사회적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되면서 범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안은 지난 2016년 7월까지 정신병원에서 ‘상세불명의 조현병’으로 마지막 치료를 받았으며, 주치의가 바뀌자 임의로 스스로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은 직업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약을 먹으면 몸이 아파서 약을 끊었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안은 약을 끊은 뒤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 경찰은 “안은 대부분의 정신질환자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정신질환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정신감정 이후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의 구체적인 정신감정은 시간이 오래 걸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또 경찰은 주민들의 112신고에 대한 초동대처 등 대응에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 진상규명을 한 뒤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를 발표할 예정이다.

▲취재진 향해 횡설수설= 이날 오후 검찰에 신병이 인계되면서 진주경찰서를 나서던 안은 취재진을 향해 억울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안은 범행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제가 잘못한 것은 처벌받고 싶다. 나에게도 불이익이 10년 동안 뒤따랐다. 그 부분도 확인해주고 제대로 시시비비를 따져 처벌받을 것은 받고 오해는 풀고 싶다”고 답했다. 또 자신이 조현병을 앓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이 병 있다는 것을 아느냐?”고 반문하기도 했으며, 정신과 치료를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원해서 그런 게 아니다. 진주시 비리가 심각하다. 들어가고 싶다고 들어가는 것도 아니며 멈추고 싶다고 멈추는 게 아니다”며 횡설수설하기도 했다.

안은 지난 17일 오전 4시 25분께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서 불을 지른 뒤 아파트 복도에서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1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로 검거됐다. 이날 안이 휘두른 흉기에 의해 초등학생을 포함한 5명이 목숨을 잃고, 8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8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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