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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인] 심광보 경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

“교권 회복·정책 선도 ‘행복한 교육현장’ 만들겠다”

기사입력 : 2019-05-01 22:00:00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대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2015 개정 교육과정도 이 같은 변화에 따라 학생들의 창의성과 다양성에 중점을 두는 각종 교육정책을 진행하는 등 교육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학교 민주화가 정착되면서 학생인권은 강조되지만 상대적으로 교권 추락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70여년간 교사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앞장서 온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경남교총)의 제34대 심광보 회장을 만나 경남교육과 교권보호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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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보 경상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이 김해 외동초등학교 교정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 올해부터 제34대 경남교총 회장을 맡아 연임 중이다. 소감은.

▲오늘날 교사들은 미래교육에 대한 비전 제시와 교육의 다양성 제고 등을 위해 교육의 목표와 방향을 어디로 정해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다. 아이들의 미래, 나아가 국가의 미래를 그려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재의 교육이 그 해답이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의 교육은 바로 가고 있는가?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총, 특히 경남교총은 큰 의미를 지닌 단체이다.

경남교총은 단순한 교사들의 이익집단이 아니며, 교사들의 순수성으로 교육의 속도와 방향을 걱정하며 함께 성장하고자 노력하는 집단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학교가 바로 서야 하고, 학교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교사가 바로 서야 한다. 현장에서 교사의 지위와 역할을 바로 세우고, 교육의 방향을 바로 세우고, 우리의 미래를 바로 세우는 일에 큰 역할을 하고 싶은 바람으로 다시 한 번 경남교총 회장을 맡게 됐다.

- 교총은 어떤 단체이며, 경남의 회원은 얼마나 되나.

▲교총은 국내 최대의 교원단체로서 교육기본법 제15조(교원단체) 및 민법 제32조(비영리 법인의 설립과 허가)에 의거해 교원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교직의 전문성 확립을 기함으로써, 교육의 진흥과 문화의 창달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이다. 현재 전국의 회원수는 15만여명, 경남의 회원수는 1만2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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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보 경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

- 현 교권 실태를 어떻게 보고 있나.

▲학생의 학습권 보장은 교권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정에서 부모의 권위가 무너지면 가정교육이 힘들고, 학교에서 교사의 권위가 약해지면 교육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교권보호는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교권이 신장되면 학생인권 보장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교권과 학생인권은 상충되는 것이 아니라 보완재적 성격을 지닌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교권 역시 인권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교육현장에서 인권보다 고귀한 가치는 없으며, 어떤 상황보다도 우선해 학생인권은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 교권도 학생의 학습권과 인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기 위한 교육적인 지도를 위해서라도 학교에서 존중받는 교권은 필요하며, 결국 교권 신장은 학생 인권의 존중으로 이어진다고 본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찬열 의원이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교권침해 신고 현황’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학교현장에서의 교권침해는 무려 1만2311건이었다. 지난 4년간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는 2014년 3938건, 2015년 3414건, 2016년 2510건, 2017년 2449건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교사 성희롱, 학부모의 교권침해 등은 오히려 늘어났다. 교총은 시민단체 등과 연대한 범도민 교권회복 운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며, 부당한 교권침해 사안에 대해서는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교권 SOS지원단을 통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복수교원단체 허용 방침을 정했다. 입장은.

▲교원단체는 교직의 노동직관을 가진 교원노조와 달리 전문직관을 지향하는 교원 조직으로서 교원 간 상호 협동을 통해 교육의 진흥과 문화 창달에 기여하고, 교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점에서 교육부는 교원단체의 난립을 막고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행령 제정에 앞장서야 함에도 기존의 교원단체들의 의견수렴 없이 시행령 개정을 논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특히 변호사·의사·약사 등 타 전문직 단체의 경우 단일 조직으로 법제화하고 있는 데 반해 교원만 교원단체와 교원노조로 이원화된 상태에서 다시 교원단체를 사분오열시켜 전문직을 표상하는 교원들의 강력한 단결력을 저해하려는 의도라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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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광보 경남도교원단체총연합회장.

- 현 경남교육계를 진단한다면.

▲경남교육을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수업혁신을 통한 교실개혁과 미래교육 대비 등에 긍정적인 변화 모습도 분명히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남교육이 학부모와 학생의 진심어린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으며, 왜곡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교육현장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 도교육청을 중심으로 한 인사정책에 대한 불신, 일방적인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교육계와 도민들을 대립시켜 놓고 있다.

이것은 교육자가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고 생각하며, 현장에서의 불평도 매우 크다. 경남교육청의 각종 정책이 일방적이거나 편향적이진 않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반성해야 한다. 교육 방향이 잘못 설정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의 몫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교육현장에서 그 해답을 찾고, 현장의 뜻을 잘 수렴해 함께 달려가야 교육의 질도,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교권회복과 미래인재 육성을 선도하는 전문적 교총을 만들어 나가겠다. 경남교총 회원들의 의견을 더욱 결집하고, 새로운 혁신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 특히 경남교총은 ‘따뜻한 교육 동행’이라는 슬로건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 가는 행복한 현장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교권을 보호하는 현장밀착형 교총, 정책을 선도하는 통 큰 교총, 행복이 머무는 소·확·행 교총, 다 함께 소통하는 열린 교총이라는 4대 목표를 잘 달성해서 선생님들의 교권과 명예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교육현장 발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20대에 교사로 출발해 34년을 오직 한길로 달려왔다.

하지만 그동안 교육의 궁극적 가치가 왜곡되거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 무너져 버린 경우를 자주 봤다. 교육의 가치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것이다. 아이들의 적성과 소질을 발굴해 창의력을 향상시키는 일이 그 과정이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선 교육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지금의 교육 현실은 아쉬움이 많다. 또 점차 잃어가고 있는 교육 수요자의 신뢰를 회복해 모두가 희망을 그릴 수 있는 행복한 미래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데 열정을 쏟고 싶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 심광보 회장은

1963년 진주 출신으로 진주 대아고등학교, 진주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창원대 교육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34년간 교직에 몸담아 오면서 교사와 교감, 장학사, 연구사, 장학관을 거쳐 현재 김해 외동초등학교 교장에 재임 중이며 지난 2016년부터 제33대, 제34대 경남교총 회장을 연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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