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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30) 소피, 널카다(널쿠다)

기사입력 : 2019-05-17 07:00:00


△서울 : 30년 이상 꾸준히 고객의 사랑을 받은 가게임을 공인하는 ‘백년가게’에 경남지역 6개 업체가 선정됐대. ‘백년가게 육성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선정된 전국 35곳 중엔 경남이 제일 많더라. 그런데 선정된 창녕지역 식당의 메뉴가 수구레국밥과 국수더라고. ‘수구레국밥’이 뭐야?

▲경남 : 수구레는 소의 가죽캉 살 사이에 붙어 있는 거를 말하는 긴데 쫄깃쫄깃하다 카더라. 거다가 소피하고 콩지름을 옇어가 억수로 맛있겄더라꼬. 창녕서는 억수로 유멩하다카더마는 실은 내도 묵는 거만 보고 한 분도 안 무우봐가 잘 모리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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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언제 창녕에 갈 때 먹어봐야겠네. 그런데 콩지름은 콩나물을 말하는 건 알겠는데 ‘소피’는 뭐야? 설마 오줌을 말하는 건 아닐 거고.

▲경남 : 묵는 임석에다 오줌을 옇겄나.ㅎㅎ 소피는 ‘선지’를 말하는 기다. 숩(쉽)게 말하모 소의 피를 말하는 기라. 점빵 열어가 30년 이상 하는 기 수분기 아일 낀데 이분에 백년가게에 뽑힌 점빵들 다 대단한 기라. 일본 겉은 데는 할배할매 때부텀 하는 점빵 데기 많더라 아이가. 동네 점빵들 모도 장사가 잘돼가 점빵을 널카모 울매나 좋겄노.

△서울 : 백년가게 육성사업에 선정된 업체에는 현판과 홍보·마케팅, 컨설팅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한대. 네 말처럼 우리나라에도 대를 이어 운영하는 가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그건 그렇고 ‘널카모’는 무슨 뜻이야?

▲경남 : ‘널카다’는 ‘넓히다’ 카는 뜻인 기라. ‘새 집 지임시로 방이 너무 쫍다. 방 쫌 널카라’ 이래 칸다. ‘지임시로’는 ‘지으면서’ 뜻이고, 지역 따라가 ‘널쿠다, 넓후다, 널구다, 널우다’ 이래도 카지.

△서울 : 나와 너도 회사를 다닌 지 30년 가까이 됐잖아. 입사 30년 이상 된 직장인에 대해서도 정부가 ‘백년가게’와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서 지원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ㅎㅎ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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