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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보 존치냐 해체냐… 도내 농민·환경단체 반응

해체 측 “영향조사라도 먼저 추진해야”

존치 측 “정치싸움 전락, 빨리 결론내야”

기사입력 : 2019-05-16 22:00:00


정부의 낙동강 보 해체 연구용역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면서 이에 대한 농민, 시민단체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농민들은 보 해체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빠른 결정이 나기를 원했고, 시민단체는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본 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보 해체 찬성 측= 창녕군 영남수리시설 작목회 등 창녕함안보의 수문 개방을 요구하는 농민들은 보해체 작업 착수가 어렵다면 피해 영향 조사라도 조속히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창녕함안보가 들어선 이후 보 주변 겨울철 기온이 5℃ 정도 떨어졌다며 농작물 냉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또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지면서 난방 수요가 늘어 전력 소모량도 보 설치 이전보다 두 배가량 늘었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영남수리시설 작목회 부회장은 “창녕함안보가 생기면서 주변 1000여 하우스 농가들은 수확량 감소, 난방비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실제로 지역의 한 농가는 연간 소비 전력이 보 설치 이전 6만㎾에서 이후 13만㎾로 증가했고, 농작물 수확량은 1만5000㎏에서 1만㎏ 이하로 급감했다”고 말했다.

보 해체와 관련해서는 정부의 신속하면서도 체계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김 부회장은 “정부가 보 해체를 추진하는 데 있어 주민 설득 과정이 미흡해 현재 농민들도 찬반으로 의견이 갈려 맞서고 있는 상태다”며 “문제해결을 위해 보 해체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영향조사가 이뤄진 후 데이터를 갖고 농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농민들의 농작물 피해가 커지고 있다. 피해 조사만이라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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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함안보. /경남신문 자료사진/

◆보 해체 반대 측= 보 해체를 반대하는 농민들은 보 존치라는 정부의 조속한 결단을 요구했다. 이들 농민은 보가 설치되면서 침수 피해가 크게 줄었다고 말하고 있다.

창녕군 낙동강보해체반대추진위원회는 낙동강 유역의 보가 실제로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고 정부의 보 해체 사업은 농민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종혜 창녕군 낙동강보해체반대추진위원장은 “보가 있기 전에는 농작물 침수 피해가 잦았다. 또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물이 많이 필요한 모내기 철에는 비가 적게 내리고 있어 보가 도움이 되고 있다”며 “보가 존치돼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보 철거 추진 등 일련의 과정은 정치적 싸움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결정을 미루지 말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보를 존치하는 방향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발족한 낙동강보해체반대추진위원회는 한국농업경영인 창녕군연합회와 이통장연합회 창녕군지회, 농업인단체협의회 등 11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환경단체 ‘주시하고 있다’= 지역 환경단체는 환경부의 용역 유찰을 놓고 입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전략적 수정이 가능하다면서도 환경부가 4대강 보 처리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 조금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이준경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환경단체들이 연대해 효과적인 4대강 보 해체를 위해 대응 방법이나 입장을 협의하고 있다. 전국 회의를 거쳐 이달 중에는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본다”며 “환경부도 여러 대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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