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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5월 어린이문예상> 심사평

“따뜻하고 착한 마음, 꾸밈없이 솔직한 마음 글마다 빛나”

기사입력 : 2019-05-2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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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착한 마음, 속마음이 잘 드러나 있는 시를 우선으로 뽑았다. 최우수상으로 뽑힌 김단아 어린이의 <병아리 무덤>은 “주변에 꽃을 장식해주었다/ 애들이 큰절까지 했다”는 부분에 순수한 아이들의 착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었으며, 우수상으로 뽑힌 박유건의 <덩치값> 또한 “덩치값을 하려고 해도 무서운 건 무서운 거다”라고 솔직한 속마음이, 최효원의 <슬픈 꽃> 역시 “손을 잡아 일으켜 주고/ 친구하고 싶다”라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쓸 수 없는 글이어서 마음이 더욱 갔다. 소리를 흉내내는 말을 반복하거나 감정을 단어로만 표현해서는 공감을 얻을 수 없음을 이 시들에서 다시금 배운다.

고학년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쑥떡>은 리듬감이 뛰어났다. “툭툭 쑥을 캐고/ 터벅터벅 이 쑥을/ 방앗간에 데려다 놓고 /째깍째깍 /쑥덕이 되었다”라는 경쾌한 구절은 놀랍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어른들로서는 쓰기 쉽지 않은 서사와 리듬감이다. 우수작으로 선정된 <준비운동> 또한 뛰어나게 읽혔다. 하루종일 체육시간만 기다린 아이가 갑자기 수학시간으로 바뀌었을 때의 마음을 자연스러운 서사로 풀어냈다. 특히 “머리가 팍팍 안 돌아간다/시계도 준비운동을 안 했는지/시간이 팍팍 안 간다”라는 마지막 구절은 빛난다.

저학년 산문 최우수로 선정된 <할머니의 밥상>은 멀리 떨어져 사는 할머니 생일상을 차려드리러 가서 알게 된 할머니의 속마음을 자세히 보여주었다. 바쁘니 안 와도 된다고 늘 말씀하셨지만 아들 손주가 갔을 때 더없이 기뻐하시는 할머니, 혼자 사시니 끼니도 대충 챙겨 드시며 쓸쓸하게 사시는 할머니에 대한 어린이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오는 글이다. 대화글을 적절히 잘 써서 실감나게 읽혔다. 우수작 <배추흰나비 키우기>는 학교에서 과학시간에 배추흰나비를 키우는 과정을 아주 잘 관찰하여 썼다.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글감인데, 배추흰나비를 키우며 쏟은 정성과 사랑이 고스란히 독자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장면을 잘 살려 썼다. 우수작 <소변 검사> 역시 아이의 마음이 행동 하나하나에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잘 표현하였다.

고학년 산문 부문에는 가족과 친구에 대한 글감이 가장 많았고, 학교생활과 애완동물과 여행 등이 주된 소재였다. 최우수작인 <땅따먹기>는 글쓴이가 땅따먹기 놀이에 소질이 없는 이유를 나열하였는데, 꾸밈없는 마음이 솔직하고도 재미있게 드러났다. 전교회장 선거에 당당하게 나섰지만 실패한 아픔을 통해 성숙하는 6학년 친구의 작품과, 봄비가 내리는 날 예쁜 우산을 들고 나가 빗소리를 듣는 5학년 소녀의 맑은 감성이 드러난 작품이 우수작으로 뽑혔다.

올해 산문 분야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작품이 많은 편이어서, 아이다운 순수한 감성이 적절한 형식에 딱 맞게 드러난 수작을 뽑는 데 고민이 많았다. 어린이의 마음이 솔직하고 꾸밈없이 드러나 눈앞에 장면이 그려지기도 하였으며, 사물을 보는 눈이나 상대를 대하는 태도가 건강하게 나타나 있어 심사자의 마음을 따뜻하게도 해주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사랑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긍정적인 곳이었다. 어른의 글보다 따뜻한 아이들의 글을 읽는 내내 심사위원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행복했다.

아쉬웠던 점은 글감을 잘 잡고도 하나의 이야기에 집중해서 끝까지 밀고나가는 힘이 부족하여 순위권에서 밀려나게 된 작품이 더러 있었다는 것이다. 하나의 중심생각을 마음에 잡고 그것에 집중하여 쓴 글이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하길 바란다. 그리고 지도교사와 부모의 손길이 지나치게 개입된 작품이 제법 눈에 띄었다는 것이다. 어른의 욕심에서 비롯된 이러한 일은 아이들에게도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 아이의 마음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그대로, 보다 쉽게 말하자면 드러나는 그대로 직관적이다. 언어가 아니라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얼핏 원고지에 적힌 글이 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부디 아이들의 생각과 그 정직한 힘을 믿어주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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