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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힘든 투석치료, 이겨낼 수 있는 배려

기사입력 : 2019-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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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혈액투석이 도입된 것은 1965년이며 수도육군병원에서 코프 쌍 코일(Koff twin coil)형 혈액투석기를 최초로 설치해 투석치료를 시작했다.

혈액투석(Hemodialysis)은 Hemo(혈액)+Dialysis(여과)라는 합성어로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시행되는 신대체 요법의 하나로, 투석기(인공 신장기)와 투석막을 이용해 혈액으로부터 노폐물을 제거하고 신체 내의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며 과잉의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을 말한다.

신장(콩팥)은 두 개로 강낭콩 모양의 기관인데 크기는 주먹만 하고, 양쪽 다 합쳐 300g 정도의 작은 장기이지만 노폐물을 배설하고 산염기 및 전해질 대사 등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중요한 장기 중 하나이다.

신장이 기능을 못하면 소변으로 나가야 할 노폐물이 몸 안에 쌓이고, 쌓인 노폐물의 독성 성분으로 인해 심장과 혈관 기능이 떨어지며 심하면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명을 유지하기 어렵다.

신장의 기능을 대신해 노폐물과 과다한 수분을 걸러주는 치료가 바로 투석이다. 투석은 효과적이고 안정된 신대체 요법으로 인정돼 왔으나,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치료법은 아니다. 2017년 보건 통계자료에 따르면 혈액 투석의 경우 5년 생존율은 70.2%로 과거보다는 상당히 높아졌으나 전체 암환자 5년 생존율 70.7% 보다는 낮다고 한다. 그만큼 중증도가 높은 질환이다.

혈액투석 환자는 주 2~3회, 1회에 4시간 동안 투석을 받아야 하며 중단할 경우 생명에 위협을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질환에 비해 스트레스 강도가 높고,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하루가 소중하고 절박하다. 그렇기에 많은 혈액투석 병원들은 생명의 연장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더 세심하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인공신장센터에서도 투석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며,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다년간 경력과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어 환자에게는 보다 수준 높고 안정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비행기 퍼스트클래스의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투석환자 전용 체어를 도입해 책을 읽거나 TV를 시청하는 등의 여가활동이 가능하며, 환자가 창밖을 볼 수 있도록 침대를 배치해 고된 치료 시간 동안 답답함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한다.

그 외에도 장시간 투석과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해 병동 내에 꽃으로 하여금 시각적으로 ‘예쁘다’ 또는 후각적으로 ‘향기롭다’는 생명의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잔잔한 음악 등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내려놓고 정서적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근 인구의 노령화로 당뇨와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면서 만성 신부전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투석 환자가 10만명 가까이로 증가했고 투석 의료기관 수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10~20년 전에 비해 투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이 늘어났으며 여전히 경제적 부담이지만, 과거에 비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범위도 늘어났다.

환자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질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꼼꼼히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한다.

김민숙(희연병원 인공신장센터 간호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