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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3년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 주역 김종부 경남FC 감독

“후배들아, 더 높은 곳 향해 뛰어라!”

36년 만에 4강 재현 태극전사들 격려

기사입력 : 2019-06-11 07:59:58
경남FC 김종부 감독이 10일 함안 경남FC클럽하우스에서 U-20 후배들에게 선전을 당부하고 있다.
경남FC 김종부 감독이 10일 함안 경남FC클럽하우스에서 U-20 후배들에게 선전을 당부하고 있다.


20세 이하 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세네갈을 꺾고 36년 만에 4강에 진출했다.

한국팀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강호 세네갈과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3-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로 극적으로 승리했다.

한국 U-20 대표팀은 오는 12일 남미의 에콰도르와 4강에서 맞붙어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의 역대 U-20 월드컵 최고 성적은 이 대회의 전신인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였다.

당시 한국팀은 8강에서 우루과이를 연장 끝에 2-1로 이기고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지만 브라질에 2-1로 져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붉은색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던 한국 대표팀을 가리켜 ‘붉은 악마’로 부르기도 했다.

당시 멕시코 대회에서 한국팀의 주축으로 2골 3어시스트를 터트리며 4강신화를 이끈 김종부 경남FC 감독은 36년 만에 4강에 진출한 후배들의 선전에 대해 “때가 됐다”고 굵고 짧게 말했다.

10일 함안에 있는 경남FC 클럽하우스에서 기자와 만난 김 감독은 “우리가 뛸 때는 세계축구 흐름이나 상대팀에 대한 정보도 모르고 가능성을 잠시 비췄을 뿐이지만 지금은 이강인 등 많은 후배들이 해외에서 활동도 하고 그만큼 실력과 경험이 축적돼 우리 시대와는 수준의 차이가 난다. 이제는 결과가 좋게 나올 시기가 됐다. 후배들이 자신들의 능력으로 4강에 오를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 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우리는 지금 후배들과 비교해 모든 면에서 떨어졌지만 체력에서는 확실히 나았다. 밥 먹고 뛰는 훈련을 많이 해 체력에서만큼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활동량이 많았다. 그것이 장점이었다. 경기 장소인 멕시코가 고산지대여서 심폐량을 늘리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훈련도 했다. 상대팀들은 한 경기하고 퍼질 정도였지만 우리는 상대적으로 체력이 안 떨어져 90분 동안 패턴을 유지해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당시 우리는 4강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참가하는 데 큰 의의를 둘 만큼 세계 도전은 어려웠다”면서 “그때 박종환 감독이 대학 동기인 신연호와 나를 투톱으로 내세웠는데 내가 몸싸움에 강점을 보였고 신연호가 골을 넣으면서 궁합이 잘 맞았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U-20 대표팀 선수 중 경남FC에 데리고 오고 싶은 선수가 누구냐 하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좋겠다(웃음)”면서 “좋은 선수가 많더라. 이강인과 오세훈이 맘에 든다. 미드필드에서 게임을 조율할 수 있어야 전략전술이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이강인 스타일을 좋아한다. 드리블이나 패싱 능력이 뛰어나 빌드업을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고 입맛을 다셨다.

당시 4강을 경험했던 김 감독은 에콰도르와 4강전을 앞둔 후배들에게 “당시 우리는 4강까지 갈 수 있을 거라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상상을 초월한 결과가 나오면서 다 이뤘다는 약간의 안일한 마음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당연히 4강에 오를 만한 능력을 갖추고 올라왔기 때문에 마음의 변화 없이 더 높은 데까지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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