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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구 창원 상업지역 노후화 해법은 없나- 이명용(뉴미디어부장)

기사입력 : 2019-06-18 20:18:51

도시의 상가는 그 지역의 경기를 반영하는 척도다. 경기가 좋으면 상가지역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경기가 안 좋으면 사람들이 없어 죽은 거리로 변한다.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해선 일자리와 함께 서비스 기반의 상권 유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구 창원지역의 오래된 상가 밀집지역이 활력을 잃어 도시 경쟁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 팔룡동과 성산구 중앙동 상가들과 상남동 일대의 일부 상가들이 해당된다. 이들 상가의 상당수가 지은 지 오래되면서 낡고 공실상태를 보이고 있다. 도시미관상 도시의 이미지에도 좋지 않아 재정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 건물이 리모델링나 재건축이 되지 않고 계속 방치되고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상가들이 인구 대비 과잉 공급으로 경쟁력 문제가 발생한데다 새로운 소비패턴이나 외식문화의 변화에 맞춰 창원시 도시계획의 정비가 필요하지만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을 한다. 우선 상가 공급 과잉 문제는 민선 이후 시에서 도롯가 주변 주택들의 근린생활용도 전환 등 원칙 없는 도시계획도 작용했다. 상가 소유자들의 타격으로 이어졌다.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도시계획상 대응 부재도 문제다. 현재 상가를 보면 6층 기준으로 1·2층 고급음식점, 3·4층 유흥주점, 5·6층 모텔 등 접대문화형으로 구성돼 있다. 구 창원의 출발이 기업도시로서 창원공단 입주기업들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어느 정도 잘나가면서 이들 상가들 역시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게다가 상남상업지역에 상가들이 본격 조성되지 않아 상권 자체가 포화상태를 보이지 않은 점도 한 요인이 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선 후 성매매방지법을 시작으로 김영란법 시행, 미투운동 본격화 등으로 외식문화도 직장 중심에서 가족 위주로 바뀌면서 기존 상가들이 외면을 받게 됐다. 가족들이 함께 이용하기에 불편한 건물이 된 것이다. 팔룡동 등의 경우 가족끼리 함께 가면 각종 주점과 모텔 등으로 민망해서 이용하기에 불편할 정도다. 그래서 외부로 나거거나 다른 곳을 찾아가는 경우도 잦다.

이들 상가 건물 지역의 토지 소유자들은 이제 이런 식으로 건물을 따라 지어도 경쟁력이 없어 방치하고 있고 기존 건물들은 대안이 없어 노후화된 상태로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기존 상가들은 도심의 흉물로 변하고 있다. 또한 이들 건물 중에는 노후화로 인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건물의 경우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겁이 날 정도다. 상남동의 경우 건물들이 대부분 건축된 지 오래되지 않아 아직까지 심각한 문제가 아니지만 접대문화형으로 구성돼 있어 향후 구 창원 내 중앙동, 팔룡동 등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제 노후상가의 안전문제와 흉물문제의 해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가족 위주로의 소비패턴 변화로 인해 고층 건물이 필요하지 않은 만큼 저층(3층 이하) 개발을 유도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저층이 돼야 거리에 사람이 많고 활력이 넘칠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저층 개발 시 층수에 따라 건폐율 상향 등 인센티브 제공을 비롯, 관련된 아이디어를 전문가들로부터 제안받을 필요가 있다. 또한 건축 형태도 건물 자체가 도시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는 만큼 건축사들에게 선진국식으로 용역을 주는 방법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

창원시의 노후상가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을 기대해 본다.

이명용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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