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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어렵게 돌려받은 지심도 언제 개발되나- 김명현(거제통영본부장·국장)

기사입력 : 2019-06-20 20:30:38

국내 최대 동백섬으로 일제 침략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지심도(只心島). 국방부에서 거제시로 어렵게 반환된 지 2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개발계획이 수립되지 않아 시민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5일 장승포항에서 20분가량 유람선을 타고 지심도를 찾았다. 섬은 면적 0.356㎢, 길이 1.5㎞, 너비 500m, 해안선 길이 3,7㎞로 일운면 옥림리에 속해 있다. 하늘에서 본 섬 모양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해서 지심도로 불린다고 한다.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일본이 이곳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킨 후 동북아 침략전쟁의 군사 요충지로 이용했다. 광복 이후에는 국방상의 이유로 거제시가 소유권을 갖지 못한 굴곡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날 찾은 지심도는 이런 역사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섬 정상부에는 국방과학연구소 지심도 해상시험소 및 숙소로 사용됐던 건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곳은 해군 훈련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정상부에서 동쪽으로 조금 내려가자 일제 침략의 흔적인 콘크리트 대포 진지 2곳과 탄약창고가 시간의 흐름을 비켜간 듯 원형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포 진지 옆 오래된 나무들만이 당시의 치열했던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듯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걸어가자 동백꽃 터널을 비롯해 한낮에도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원시림, 망망대해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눈에 들어왔다. 선착장에서 정상부로 올라오는 등산로 입구에는 10여 가구가 식당과 민박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지심도는 2005년부터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힘겨운 노력을 기울여 12년 만인 2017년 3월 7일 거제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일제에 의해 주민들이 강제로 쫓겨난 지 무려 81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인 순간으로 온 시민이 한마음으로 환영했다.

지심도는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있고 풍광이 뛰어나며 역사와 스토리까지 간직하고 있다. 개발을 최소화하면서 관광테마를 잡고 상징물과 휴양시설을 갖추면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변광용 시장도 지심도가 거제시로 반환된 지 2년이 넘도록 개발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정책조정회의를 열어 개발 지연 문제점을 보고받고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시의 중요한 관광자산이 될 수 있는 만큼 속도감 있는 개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시장 지시에 따라 담당 부서는 지난주와 이번 주 지심도 주민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81년간의 굴곡진 현대사를 잘 알고 있는 시민들은 지심도가 거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개발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시민들의 기대에 시는 발빠른 행동으로 응답해야 한다.

김명현(거제통영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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