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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획] 청년 취업 돌파구 '현장맞춤 인력'서 찾는다 -한국폴리텍 Ⅶ대학

이론 교육보다 실무 훈련… ‘대학→현장’ 인력 매치

기사입력 : 2019-06-24 21:16:59

청년 실업문제가 심각하다. 하루이틀 문제는 아니지만 나날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2019년 4월 기준 청년(15~29세) 실업자는 50만7000명. 청년 실업률은 2000년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은 11.5%를 기록했다. 최악이란 소리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 역시 2015년 2월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인 25.2%로 조사됐다.

청년이 느끼기에 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라는 소리니 얼마나 심각하단 말인가.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산업현장 역시 인력난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년 실업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학교육과 산업현장 간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그 이유다.

구직자들은 뛰어난 스펙을 갖췄지만 현장은 실무능력을 갖춘 사람을 원한다.

그렇다 보니 현장에서는 어렵게 채용하더라도 추가적인 교육과 훈련이 필요한데다 취업자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머지않아 퇴사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한숨이다.

특히 경남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 현장에서는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의 필요성이 더 높다. 때문에 인력양성기관의 역할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교육훈련의 현장성 강화를 통해 기술중심의 실무기능 인력을 길러내는 국책 특수대학으로, 전국 8개 대학으로 이뤄져 있다. 학위과정 이외에도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기능사과정,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재직자직무능력향상훈련, 실업자 등을 위한 취약계층훈련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한다. 그중 창원이 본부인 Ⅶ대학은 한국폴리텍대학의 시초인 창원기능대학이 전신으로, 경남·부산권역을 총괄한다. Ⅶ대학이 추진하거나 유지 중인 교육훈련을 통해 도내 현장맞춤형 인력양성교육을 들여다봤다.

한국폴리텍 Ⅶ대학에서 교육생들이 현장 기술을 배우고 있다./한국폴리텍 Ⅶ대학/
한국폴리텍 Ⅶ대학에서 교육생들이 현장 기술을 배우고 있다./한국폴리텍 Ⅶ대학/
한국폴리텍 Ⅶ대학에서 교육생들이 현장 기술을 배우고 있다./한국폴리텍 Ⅶ대학/
한국폴리텍 Ⅶ대학에서 교육생들이 현장 기술을 배우고 있다./한국폴리텍 Ⅶ대학/

◆취업률 84%·유턴입학률 22%= Ⅶ대학은 도내 산업맞춤형 인력 양성의 중심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건 역시 취업률이다. 지난 5년간 취업률은 80%를 전후했다. 2014년 84.6%, 2015년 87.0%, 2016년 86.3%, 2017년 79.6%, 2018년 83.7%였다.

취업을 위해 Ⅶ대학을 찾는다는 것은 유턴 입학률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유턴 입학은 쉽게 말해 대학을 졸업하거나 다니다가 다시 전문대에 재입학하는 것을 말한다. 2019학년도 기준 Ⅶ대학의 2년제 학위과정 유턴 입학률은 22.2%, 전문기술과정은 73.6%에 달했다.

◆스마트팩토리 인력양성센터 구축 나서= 지난 6월 5일부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손은일 학장이 내세우는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대학’이다. 대한민국 제조업의 중심인 경남은 조선·해양플랜트, 자동차 산업의 약세로 고용 및 산업위기지역에 지정되는 등 내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경남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위기 타파를 위해 제조업의 스마트화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경남도는 2022년까지 경남형 스마트공장 2000개 구축을 목표하고 있는 상황. Ⅶ대학은 경남도,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경남형 스마트산업 혁신인재 양성센터’ 구축을 준비 중이다. 융합형·맞춤형·실무형 교육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고부가가치 생산이 가능한 스마트공장 구축, 운영·유지보수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시킨다는 목표로, Ⅶ대학의 학생뿐 아니라 이미 학력이 있지만 추가로 더 공부하려는 사람, 재직자와 재취업 준비자 등 다방면의 수요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공장 운영팀이 제시한 10개 업종 스마트공장 참조모델을 참고로 설립될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경남도는 Ⅶ대학을 비롯해 도내 대학, 경남테크노파크 등과 연계해 인력양성센터에서 교육할 내용과 같은 ‘경남형 스마트산업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이미 작년부터 시행 중이다.

◆융복합 공동실습지원센터 추진= 융·복합 공동실습지원센터인 ‘러닝팩토리’ 구축 역시 대학교육과 산업현장 간 일자리 미스매치를 최소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러닝팩토리란 연구 주제에 대해 직접 시범공정을 운영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갖춘 테스트베드(Test Bed)로서 지식과 경험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훈련시설로 올해 안으로 창원캠퍼스에 구축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창원국가산업단지를 ‘스마트 선도산단’으로 지정함에 따라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스마트 공장(산단) 인력양성을 위한 특화캠퍼스’로 선정하면서 추진됐다.

러닝팩토리의 역할은 단순히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통적인 칸막이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융·복합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가지 기술만 갖고는 현장에 적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손 학장의 판단에 따른 결론이다.

◆재직자 인력양성교육= 재직자와 취업준비자를 위한 현장맞춤형 교육과정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 왔다. ‘지역산업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은 지역 노·사·민·정이 참여해 지역 인력 및 훈련수요, 공급조사를 통해 지역 내 중소기업의 필요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으로 재직근로자에게 맞춤형 교육훈련을 제공할 뿐 아니라 중·장년 및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의 훈련 참여를 유도한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6차연도를 진행 중에 있고, 현재까지 2만명에 육박하는 교육생을 배출했다. 한국폴리텍대학과 협약을 맺은 기업은 고용보험료 재원으로 한국폴리텍대학의 모든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폴리텍 Ⅶ대학과 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 인재양성 업무협약식.
한국폴리텍 Ⅶ대학과 한국산업인력공단 경남지사 인재양성 업무협약식.
재직자 대상 사출금형 실무과정 교육.
재직자 대상 사출금형 실무과정 교육.

같은 맥락의 일학습병행제도 실시 중이다.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기업이 취업을 원하는 청년 등을 근로자로 채용해 한국폴리텍대학 등 교육기관과 함께 일터에서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제공하고, 교육훈련을 마친 자의 역량을 국가(또는 해당 산업계)가 평가해 자격으로 인정한다.


/인터뷰/ 손은일 학장 “산업현장의 모든 과정 강의실에 그대로 옮겨”

한국폴리텍Ⅶ대학의 수장, 손은일(사진) 학장을 만나 대학의 ‘현장맞춤 인력 양성시스템’에 대해 물었다.


▲산업맞춤형 인재 양성에 특화돼 있는 교육기관 같다.

대학 고유의 학사과정인 FL(Factory Learning)시스템은 산업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과정을 그대로 강의실로 가져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과과정 편성과 수업방식이 산업체와 공동으로 진행됩니다. 교수 1인당 10여개 업체를 집중 관리하는 기업전담제가 더해져 산업체 기술동향을 빠르게 익힐 수 있습니다.

▲교육철학이 현장 중심에 있다고.

취임 후 줄곧 기업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이 원하는 인력 수요를 파악해 곧바로 교육과정에 접목할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2017년 79.6%였던 취업률이 작년 83.7%까지 올랐습니다. 릴레이 기업방문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공유형 지역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교육현장과 산업현장의 괴리를 느껴 대학 중퇴 및 졸업 후 재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청년들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교환학생처럼 폴리텍대학과 지역대학이 교육과정을 교류하는 개념입니다. 기술과 이론을 동시에 익힐 수 있으니 학생들에게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대학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대학의 총장제 전환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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