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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12) 제24화 마법의 돌 112

“정숙이 참 예쁘다”

기사입력 : 2019-06-25 07:58:37

금세 빗줄기가 하얗게 쏟아졌다. 차에서 우산을 꺼내려고 하는데 허정숙이 헐레벌떡 달려왔다. 허정숙은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비를 잔뜩 맞았네. 어서 차에 타.”

이재영은 허정숙을 차에 태웠다. 허정숙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큰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내렸다. 허정숙이 손수건을 꺼내 빗물을 닦기는 했으나 비에 젖은 원피스가 몸에 찰싹 달라붙어 여체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재영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어디 갔었어?”

“강에 내려 갔었어요. 금방 비가 이렇게 쏟아질 줄 몰랐어요.”

“괜찮아?”

“네. 괜찮아요.”

허정숙이 엷게 웃었다. 이재영은 밖을 내다보았다. 비가 세차게 쏟아지고 있었다. 허정숙이 몸을 가늘게 떨었다.

“추워?”

“약간이요.”

봄비를 맞았으니 추운 것은 당연하다. 이럴 때는 체온으로 따뜻하게 해야 한다.

“정숙이.”

이재영이 그녀의 몸을 살폈다. 비에 젖은 그녀가 더욱 요염해 보였다.

“네?”

“비를 맞아서 더 예뻐 보이네.”

“아이….”

허정숙이 얼굴을 붉히면서 콧소리를 냈다. 이재영은 허정숙을 안았다. 허정숙이 몸을 떨면서 눈을 감았다. 이재영은 그녀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얹었다. 그녀의 입에서 봄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춥다고 하는데도 그녀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웠다.

“정숙이 참 예쁘다.”

그녀의 귓전에 속삭였다. 가슴을 만지면서 다시 입술을 얹었다. 허정숙은 거부하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도 이재영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었는지 몰랐다. 여자도 당연하게 욕망을 갖고 있다. 이미 결혼을 하여 남자를 알고 있는 여자였다. 남자가 백화점에서 고급 옷이며 화장품을 갖다 주자 마음이 흔들렸을 것이다.

“옷 벗어.”

“네?”

“비에 젖었잖아? 내 옷을 걸쳐.”

이재영은 상의를 벗어 허정숙에게 주었다.

“괜찮아요.”

이정숙은 옷을 벗으려고 하지 않았다. 남자가 벗으라고 한다고 옷을 벗을 여자는 없다. 이재영은 애무를 계속했다. 그녀가 빠르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 사랑할까?”

허정숙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더욱 붉게 물들었다.

차의 시트를 눕히고 원피스 자락을 걷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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