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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40대 살인범, 범행 전 두차례 사전 답사

경찰 “범인, 투신 직전까지 피해자 사망 몰랐다”

위기협상팀요원 “대화 도중 감정 기복 심했다”

기사입력 : 2019-07-09 15:18:08

거제에서 건설사 대표를 흉기로 살해하고 20층 옥상으로 도주 후 경찰과 밤샘 대치 끝에 투신해 숨진 박모(45)씨가 범행 전 2회에 걸쳐 현장을 사전 답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경찰서는 9일 오전 10시30분 서내 3층 강당에서 박씨 사건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실시했다.

한종혁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8일 오후 2시17분께 미리 준비해 간 흉기로 피해자 A(58) 씨를 살해한 범인 박씨는 경찰과 대치하다 9일 오전 6시께 옥상에서 투신했고, 추락 과정에서 5층 창문틀 등지에 2회 충격후 에어매트 위로 떨어져 숨졌다”고 사건 경위를 밝혔다.

한 과장은 이어 “범인 박씨의 전처를 8일 조사한 결과 숨진 건설사 사장과는 아무 관계가 아니며 이는 남편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브리핑하는 한종혁 거제서 수사과장
거제서 브리핑에 모여든 취재진과 브리핑하는 수사과장
거제서 브리핑에 모여든 취재진과 브리핑하는 수사과장

한 과장은 “범인 박씨가 아파트 20층 옥상으로 도피 직후 미리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를 자신의 휴대폰에 끼워 지상으로 던졌는데 ‘전처와의 문제로 먼저 간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범인이 현장을 사전답사를 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할 장소까지 파악하고 범행을 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경찰은 “그렇다. 범행 전 2회에 걸쳐 사전 답사 장면이 아파트 CCTV 등에 포착됐다”고 밝혔다.

“범인이 투신하기 전까지 흉기로 찌른 피해자가 사망한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경찰은 “휴대폰도 던져 버렸고, 협상 기법상 그런 내용은 절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숨진 사실은 몰랐다고 본다”고 답변했다.

한우식 여성청소년과장은 “박씨가 지난해 1월 이혼문제로 전처와 다투다 112신고가 돼 조사를 받았으나 협의이혼 과정에서 단순폭행 사건으로 전처의 처벌 불원 의사에 따라 불기소 처분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한우식 과장은 이어 지난 4월 재결합을 요구하며 박씨가 전처의 집과 사무실을 자주 방문하자, 경찰은 불안감을 호소하는 전처에게 신변보호를 등록하고 5월 7일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범인 박씨와 투신 직전까지 대화를 한 위기협상요원은 “범인은 주로 개인 신상과 관련된 하소연과 자신이 살아온 인생사를 얘기했다”며 “설득 과정에서 감정적 혼란과 안정이 극심하게 반복되는 등 설득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위기협상요원은 “마지막에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이며 투항하겠다는 의사까지 엿보였으나 갑자기 투신했다”고 말했다

“범인이 갑자기 뛰어내릴 때 즉시 제지할 수 없을 정도로 거리를 둔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위기협상요원은 “범인이 난간위에 앉아 흉기를 양손에 들고 있었고, 우리(협상팀)가 다가서면 뒷걸음질 치기를 반복하는 위험한 상황이 계속됐기 때문에 일정한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에어매트를 많이 설치했지만, 박씨가 추락 과정에서 1∼2회 아파트 구조물과 충돌 후 떨어졌기 때문에 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범인 박씨가 가정폭력 등으로 3회 정도 범죄경력이 있으며, 정신 병력 등 여부는 앞으로 조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범인 박씨는 전처(45)와 지난해 5월 협의 이혼했으며, 전처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현장에 없었던 걸로 알려졌다.

브리핑에서는 범인 박씨가 주상복합 아파트 1층 복도에서 8일 오후 2시 17분께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 옥상으로 올라가 “죽겠다”고 고함치는 것을 목격한 주민이 신고한 오후 3시 20분까지 1시간 동안 동선이 노출되지 않았던 사실도 드러났다.

경찰은 도주하는 범인을 목격한 사람이 없어 20층 옥상에 올라가 있는 범인이 뒤늦게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 박씨가 수개월 전까지 조선협력사에 다니다 최근에는 별다른 일 없이 지내고 있으며, 전처는 건설사에 근무한지 4∼5년 됐다고 설명했다.

한종혁 형사과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없음으로 종결할 예정이지만, 앞으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범인의 행적 등을 밝히기 위해 기본적인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명현 기자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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