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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제는 정말 노사가 힘을 합치자- 이창하(시인)

기사입력 : 2019-07-15 20: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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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 말기 어느 부촌에 떼도둑이 들이닥쳤다. 모두들 벌벌 떨고 있을 때 열두 살 되는 아이가 도둑들에게 ‘혹 장대인이 보낸 분들입니까?’ 하고 물었다. 장대인은 당시 대도의 존칭으로 이 도둑들은 그들의 부하는 아니지만 굳이 아니라고도 하지 않았다. 이 아이는 장대인으로부터 부하들이 오거든 비밀창고로 안내하라고 했는데 따라오라며 보물이 가득한 지하 창고로 유인했고 도둑들이 재물을 탐하는 사이에 빗장을 걸어버렸다. 그리고 관리가 군대를 이끌고 와서 이들을 잡아버렸다. 이 아이가 바로 청말 권력자 리홍장(李鴻章)이다. 이 수법이 발전하여 훗날 서구열강들이 중국으로 진출할 때 순순히 받아들여 도처에 철도와 큰 건물, 항구 도로 공장 등을 건설하게 하였다가 끝내 넓은 대륙을 범할 수 없게 된 열강들이 철수를 해야 했지만 대륙에 깔린 사회간접자본은 가져갈 수 없었다.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는 수레바퀴와 같은 것이라고 했듯이, 돌고 도는 것이 역사인 것 같다. 우리는 어떠한가. 인건비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을 했던가. 그런데 투자했던 굴지의 대기업들이 두 손 들고 나오고 있다. 물론 투자한 설비는 고스란히 대륙에 그대로 두고 돌아오게 됐다. 이것은 그냥 버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역풍이 되어 우리의 경쟁력에 무한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우리가 해외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서 보다 신중한 셈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록 지금은 정부의 잘못된 선택으로 경제가 많이 위축되었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사실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경제가 움츠리고 있다고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오랫동안 어려운 경제적 난국을 극복해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일부 강성노조들도 제발 정신을 좀 차렸으면 좋겠다. 지금 나라 안은 물론 국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운 사정에 임금인상이나 일자리 세습을 요구할 때가 아니다. 정말 이러다가는 끝을 예측할 수가 없다. 더구나 정부의 외교적 실책으로 국제적으로 더욱 어려움에 처하고 있으며,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일본으로부터 받은 굴욕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아시아 삼국인 한국 중국 일본의 자리에 우리 대신 인도를 입장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전 정권에 비해 경제적으로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이 정부의 무능함도 있었겠지만 우리 기업도 너무 움츠러든 것이 원인이 되기도 하다.

우리만 잘 살아서 될 일이 아니고 후손들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지금 막가파식으로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다가는 역사에 큰 죄를 짓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임금 인상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노사가 조금씩만 양보하여 우리나라가 오래도록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창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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