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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27) 제24화 마법의 돌 127

‘요정이라…’

기사입력 : 2019-07-16 07:51:09

변영태도 커피를 마셨다.

“요정을?”

변영태의 눈이 커졌다.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미월에게 요정을 사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이재영이 그랬던 것처럼 뜬금없다는 표정이기도 했다.

“우리가 요정을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여자가 요정을 사라고 부추기던가?”

“그런 셈입니다. 요정을 판답니다.”

변영태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마에 주름살이 그어졌다.

“자네는 사고 싶은 거지?”

“뭐. 그런 셈입니다.”

“난 요정을 못 사. 마누라가 그냥 있지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

변영태가 싫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가 부인을 핑계로 거절했다. 변영태는 오후가 되자 대구로 내려갔다. 이재영은 그가 내려자가 이철규를 사무실로 불렀다.

“이 상무, 요정을 하나 사야겠는데 자금을 어떻게 하지?”

대구에 있는 땅을 팔 수는 없었다. 남대문 일대의 상가를 사느라고 자금도 많이 썼다.

“요정이 이익이 많이 남습니까?”

“이익이 남는다고 하네. 시세의 70%면 살 수 있을 거라고 하네.”

“그럼 사야지요.”

“그런가?”

이재영은 창밖으로 비가 내리는 하늘을 잠시 쳐다보았다.

“시세의 70%면 샀다가 되팔아도 이익이 남지 않습니까?”

“그런데 문제는 자금이야. 우리가 자금이 충분하지 않잖아?”

“자금을 빌려야지요.”

“자금을 빌리면 이자를 내야 하잖아? 원금도 갚아야 하고.”

“이자는 요정을 경영해서 이익으로 갚으면 됩니다.”

“나는 빚을 지는 것을 싫어하네.”

“지금은 빚을 져도 괜찮습니다.”

“그럼 사채를 쓰지 말고 은행을 이용할까?”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2, 3일 안에 결정을 해야 돼.”

“유념하겠습니다.”

이철규가 물러갔다. 이재영은 창가에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비 때문에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요정이라….’

요정의 주인이 된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이상했다.

“아버지.”

정식이 사무실로 찾아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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