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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진주박물관서 ‘조선무기 특별전-비격진천뢰’

명나라·일본도 몰랐다… 조선 최첨단 비밀병기

‘귀신폭탄’의 비밀 진주서 ‘펑’ 터졌다

기사입력 : 2019-07-21 21:03:00

임진왜란 전문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조선시대 ‘비밀병기’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 뚜껑을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기획전시실에서 ‘2019년 조선무기 특별전-비격진천뢰’를 열고 있다. 비격진천뢰는 무쇠로 만든 탄환 속에 화약과 쇳조각(빙철, 憑鐵)을 넣고 폭발 시간 조절 장치를 장착한 당시의 최첨단 무기이다.

임진왜란과 함께 등장한 비격진천뢰는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명나라와 일본도 알지 못했던 조선의 독창적 무기였기에 ‘비밀병기’, ‘귀신폭탄’ 등으로 알려졌다. 임진왜란의 많은 전투에 활용됐는데, 가장 치열했던 1차·2차 진주성전투에서도 사용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비격진천뢰 3D 복원품 프로젝션 맵핑영상
비격진천뢰 3D 복원품 프로젝션 맵핑영상

비격진천뢰는 보물 제860호(서울 창경궁 발견 추정) 등 전국적으로 5점만 전해져오다 지난해 고창군과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 발굴조사를 통해 조선시대 군기고(추정) 주변에서 비격진천뢰 11점이 무더기로 발굴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진주박물관은 지난 1월 3일 호남문화재연구원과 업무협정을 맺고, 고창에서 출토된 비격진천뢰의 과학적인 조사와 보존 처리를 맡아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비격진천뢰를 쏘는 화포인 ‘완구’(碗口)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전시실 입구에는 3D프린트 기술로 복원한 대형 비격진천뢰에 영상을 입혀(프로젝션 맵핑) 조선 비밀병기를 신비로운 상징물로 연출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보물 제860호 비격진천뢰
보물 제860호 비격진천뢰
보물 제857호 대완구
보물 제857호 대완구

전시는 크게 1부 영상과 2부 실물 전시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귀신폭탄-비격진천뢰’라는 주제의 영상을 상영한다. 16m의 대형스크린과 바닥에 프로젝션 영상과 반응형 센서를 접목시킨 최신 몰입형 영상(인터렉티브 맵핑)으로 임진왜란 전투 장면을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2부는 ‘문헌 속 비격진천뢰’, ‘비격진천뢰와 완구’, ‘현대 과학이 밝혀낸 조선의 첨단 무기’란 세 개의 주제로 꾸려져 있다.

메인이미지1부 영상 ‘귀신폭탄-비격진천뢰’

‘문헌 속 비격진천뢰’ 코너는 ‘징비록’, ‘향병일기’, ‘정한위략’ 등 문헌 속에 등장하는 비격진천뢰를 소개한다. 특히 문헌 기록으로만 남아 있다 고창 무장읍성 비격진천뢰를 보존처리 하는 과정에서 처음 확인된 뚜껑이 선을 보인다. 뚜껑은 비격진천뢰가 발사되어 날아가는 과정에서 내부를 구성하는 부속품(목곡, 쇳조각, 화약 등)이 빠지지 않도록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립진주박물관 학예연구실은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 염원은 비격진천뢰를 발명해냈고, 그 속에 담긴 새로운 기술을 오늘날의 과학으로 재조명한 것이 이번 전시다”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8월 25일까지. 문의 ☏742-5952.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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