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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받은 피부 쿨하게 관리

■ 여름철 피부질환 증상과 예방법

기사입력 : 2019-07-21 21:03:06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인 이모(18세)군은 평소에 운동을 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는 것이 일상인 이군은 최근 다니던 집 근처 독서실의 에어컨이 고장 나 어쩔 수 없이 더운 환경에서 공부 할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장마 시즌까지 겹쳐,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된 이군의 피부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기는 등 이상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근처 종합병원 피부과를 찾은 이군에게 의사는 완선과 어루러기를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여름은 고온다습한 기후가 특징이다. 높은 기온 및 습도는 곰팡이나 미생물의 증식을 촉진시키고, 이런 나쁜 환경에 노출된 피부는 병에 걸리기 쉬워진다. 여름철의 고온다습한 기후는 새로운 피부병을 발생시킬 수 있고, 기존의 피부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질환과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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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앉아있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완선’= 온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이나 고시생, 오랜 시간 앉아서 근무하는 직장인 중에 사타구니 부분이 가렵고 벌겋게 붓는 증상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는 성병, 습진도 아닌 곰팡이균에 감염돼 생기는 ‘완선’이라는 질환이며, 발 무좀을 일으키는 피부사상균이 원인이다. 사타구니는 곰팡이가 살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췄기 때문에, 이곳에 병변을 일으키면 쉽게 낫지 않는다. 완선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 사타구니에서부터 허벅지, 엉덩이까지 번져 피부가 검게 착색되는 위험이 따른다.

곰팡이균으로 의심되는 병변이 발생하면 피부과를 방문해 검사를 통한 항곰팡이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곰팡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다. 곰팡이는 따뜻하고 축축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항상 축축할 수 있는 수건이나 신발, 옷 등을 세탁 후에 완전히 말려야 한다. 또한 피부는 너무 따뜻하거나 축축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평소에 몸을 깨끗이 씻고 통풍을 잘 시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 땀 많이 흘리는 젊은 층에서 나타나는 ‘어루러기’= 어루러기는 말라세지아라는 효모균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표재성 곰팡이증을 말한다. 가슴, 등, 겨드랑이, 목 등에 얼룩덜룩한 반점이 생겼을 때 의심할 수 있으며, 정상적인 피부색 위에 다양한 크기의 연한 황토색, 황갈색, 붉은빛을 띠는 갈색이나 흰색 반점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는 20~30대 젊은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어루러기 치료에는 연고나 크림, 샴푸, 스프레이 타입 등 다양한 항곰팡이제를 사용한다. 바르는 약의 경우 최소 2주 동안 사용을 지속해야 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한 달에 1~2회 정도 바르는 것이 좋다. 어루러기는 재발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치료가 끝난 후에도 피부 색깔이 얼룩덜룩해진 것은 지속될 수 있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어루러기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과도하게 땀이 많이 나는 것을 피하고 옷을 자주 갈아 입되 환기가 잘 되는 옷을 입어야 한다. 또한 아침과 저녁으로 샤워 후 몸이 잘 마를 수 있도록 건조하고 시원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

▲ 오랫동안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생기는 ‘땀띠’= 덥고 습한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우리 몸에서는 땀을 한꺼번에 많이 배출하려고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땀관이나 땀관 구멍의 일부가 막혀 땀이 원활하게 표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돼 작은 발진과 물집이 발생하는 질환을 땀띠라 한다. 주로 겨드랑이, 머리, 목, 상부 체간에 발생하며, 영유아는 땀샘이 발달하지 않아 잘 안 움직이거나 기저귀를 오래 차고 있으면 기저귀 부위에 땀이 차면서 땀띠가 많이 생긴다.

땀에 의한 자극을 줄이기 위해서는 땀을 많이 흘린 후에 꼭 깨끗이 씻고 잘 말려야 하며, 가능한 한 시원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영유아의 경우, 땀을 많이 흘리지 않도록 실내온도를 23~24℃도 정도로 시원하게 유지하고 습도는 50~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땀을 많이 흘렸으면 해당 부위를 미지근한 수건으로 닦아준 뒤, 깨끗하게 말려주고 땀이나 습기 흡수에 좋은 헐렁한 면 재질의 옷으로 갈아 입혀 치료 및 예방을 해야 한다. 땀띠는 대개 주변의 환경적인 발생 요인을 제거하고, 깨끗하게 관리하면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고 치유된다. 하지만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병변이 있는 부위를 긁으면 2차 세균 감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에 내원해 진찰을 받아야 한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아이들 피부에 발생 ‘전염성농가진’= 전염성농가진은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피부의 화농성 감염으로, 무덥고 습한 여름철 어린이에게서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주된 감염 원인으로는 더러운 손톱이나 애완동물과의 접촉 그리고 감염된 다른 어린이들과의 접촉 등이 있다. 어른한테도 전염성농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발소, 수영장, 사우나, 감염된 아이 등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특히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곤충류(날벌레, 모기 등)가 최초의 원인인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피부는 벌레에게 물린 상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대부분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상처를 심하게 긁어 세균 감염에 의한 농가진으로 쉽게 발전한다. 하지만 항생제를 복용하거나 연고를 환부에 바르면 수일 내에 호전된다. 전염성농가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아이들 스스로 청결하게 씻는 습관이 중요하며, 가급적이면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시켜야 한다.

▲ 자외선이 강한 여름에 나타나는 ‘일광화상’= 보통 피부가 빨개지고 따갑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을 일광화상이라 한다. 한여름에는 자외선지수가 매우 높은 수준인 10인 날이 흔하며, 세계보건기구에서는 자외선지수가 3이상이면 일광(자외선)차단이 필요하다고 권장하고 있다.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좋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생활에서는 SPF(자외선 차단지수)가 15 정도면 충분하지만, 장시간 야외활동이나 운동 또는 미용시술 후 일광차단이 필요할 때에는 SPF 30 이상의 제품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는 야외활동 20~30분 전에 바르도록 하며,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을 권장한다.

자외선 차단 성분은 크게 화학적 흡수 성분류와 물리적 산란 성분류로 구분된다. 아이들의 피부는 어른보다 얇아 동일 양을 사용해도 상대적으로 흡수가 빠르고, 면역기능이 약해 화학적 성분에 의해 알레르기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아이를 위한 자외선 차단제를 선택할 경우, 가능한 한 물리적 산란 성분만을 함유하거나 화학적 흡수 성분 함량이 매우 낮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생후 6개월 미만의 아기나 아토피, 알레르기, 민감 피부를 지닌 아이들에게 자외선 차단 성분은 자극적일 수 있으므로 모자, 양산 등을 통해 자외선을 차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피부과 이현주 교수는 “고온다습하고 자외선이 강한 여름철에는 깨끗이 씻고 몸의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며, 자외선 차단제를 수시로 발라 강한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호철 기자·도움말=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피부과 이현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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