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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정태기 창원 독립바이오제약㈜ 대표이사

“신약 개발 목표로 100년 가는 기업 만들고파”

기술·자본 독립 선언 6명 의사 동참

기사입력 : 2019-08-12 20:58:18

“기업은 한없이 정직하고,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가포 공단에 자리한 독립바이오제약㈜ 정태기 대표이사의 경영 철학이다. 다국적 기업의 기술, 거대 의료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며 지난 2013년 창업한 독립바이오제약은 5년 만에 첫 제품 ‘독립목클린 캡슐’을 시장에 내놨다. KGMP 공장 건립, 전문 인력 수급, 제품 시판 지연 등 성장통도 있었다.

오랜 기간 주주들을 인내심 있게 기다리게 한 것은 그의 신뢰 경영이었다. 독립바이오제약은 기존 제네릭(복제약)과 OEM(주문자생산방식)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하고 있다.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이자 독립바이오제약㈜ 정태기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이자 독립바이오제약㈜ 정태기 대표이사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독립바이오제약은 3~5년 차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는 ‘데스밸리’를 지났다. 말 그대로 지긋지긋한 생존 싸움이었다. 자금 문제로 직원들을 내보내야 하는 뼈아픈 결단도 내려야 했다. 지금은 27종의 약을 식약청 허가받았고, 직원도 34명으로 크게 늘면서 어엿한 독립 제약사를 일궈냈다. “처음 기술과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제약사를 만들려고 6명의 의사가 모였습니다. 우리는 ‘6인의 독립군’이라 불렀죠. 이후 동참하겠다는 주주가 170명을 넘었습니다. 대부분 의사입니다. 공장 건립, 첫 제품 출시에 부침도 있었지만 저를, 독립바이오제약을 신뢰해 준 덕에 기반을 다질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주주가 의사인 점은 생산한 약을 직접 소비하는 ‘prosumer(생산자=소비자)’ 개념으로 의료 독립이라는 회사 설립 취지와도 맞아떨어졌다.

그는 주주들이 경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3~6개월 단위로 경과보고를 하고 수시로 이사회를 열어 사업 내용을 공유했다. 복제약을 넘어 신약 개발이라는 당찬 목표는 주주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했다. 복제약에 대한 정부의 제재는 신약 개발에 가속도를 붙게 했다.

독립바이오제약은 지난 6월 기술보증기금에서 ‘폐렴구균 변이주를 이용한 예방 및 치료제 개발 기술’이전에 따른 특허료·기술 상용화 자금 20억원에 대한 보증서를 발급받았다. 신약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가시화한 것이다. 성균관대에 연구소를 두고 폐렴구균 변이주를 활용한 폐렴 예방 백신, 천식 치료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지역에 연구소를 세우고 싶었지만 전문 인력 수급 등 문제로 수도권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전임상시험과 특허 등록을 준비하며 상품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당 특허는 아직 치료제, 예방약이 없는 천식, 알러지 등 점막 질환의 치료·예방에 유효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광범위한 적응증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회사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신약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독립바이오제약은 지난 7월 제주에서 열린 ‘인터비즈 바이오 파트너링&투자포럼’에서 26개 기관과 기술 이전 등을 협의했다. 5년 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였다. 이 가운데 2~3개 기관이 가진 기술을 도입해 다양한 신약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IT 융합사업부에서는 IoT, BT를 기반으로 바이오센서 개발, 전자차트 개발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정 대표가 꿈꾸는 독립바이오제약의 미래상은 100년 가는 기업이다. 앞으로 5년은 사업 성장기로,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킨다는 계획으로 현재 자본금 60억을 증자 중이다. 다음 5년은 기업 공개를 통한 자금 유입으로 기업의 몸집을 키우고, 장기적으로는 바이오제약업계에서 세계 30위권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회사가 스스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은 뒤 모든 주식을 그가 지속해서 후원하고 있는 ‘(사)지구촌교육나눔’에 넘길 계획이다.

정 대표는 독립바이오제약과 같은 벤처 기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철저히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조언한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개발해도 수요자에게 외면받으면 사업은 전망이 없다고 봅니다. 또한 자본이 없다고 절대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시장에는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 수십조원이 떠돌아다닙니다. 좋은 아이템으로 정직하게 수요자에게 다가간다면 벤처의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정태기 대표 : △1959년 진주시 이반성면 출생 △1986년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2010년~현재 김해서울이비인후과 대표원장·(사)지구촌교육나눔 이사장 △2013년 독립바이오제약(주) 설립 △2017년 KGMP 공장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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