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통영 욕지모노레일 뒤늦은 보완책 고심

117억 사업비 투입 기대 이하 디자인 지적

유리창 천장 없는 개방형 디자인 비오면 운행 중지

기사입력 : 2019-08-19 16:48:52

통영시가 욕지도를 체류형 관광섬으로 조성하겠다며 117억을 들여 시설한 욕지 관광모노레일이 추가예산 확보 등 뒤늦은 보완책을 마련하느라 개장을 못하고 있다.

19일 통영시에 따르면 시는 사업비 117억여 원을 들여 욕지면 동항리 천왕산 대기봉을 오르는 길이 2km(순환식)의 욕지도 관광모노레일 설치사업을 지난 5월 완공했다.

시는 이 사업을 위해 모노레일 외에도 전망데크, 상·하부역사, 휴게시설 등을 함께 조성했다. 현재는 모노레일을 운영하게 될 통영관광개발공사가 올 하반기 상업운행을 앞두고 인수인계 점검단을 구성해 시설물 보완 및 시운전에 나서고 있다.

개장을 앞두고 시운전 중인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개장을 앞두고 시운전 중인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그러나 시운전하고 있는 욕지도 관광모노레일을 미리 살펴본 주민들은 조잡한 디자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선, 모노레일 캐빈(차량) 1대 가격이 2억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유리창 없이 사방이 뚫려 있는 디자인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가 오거나 날씨가 추운 겨울철엔 모노레일 운행 자체가 아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처음에는 두꺼운 강화비닐을 덧대 보완하는 방법을 검토했으나 조잡할 수 있다는 시의회의 지적에 사실상 포기하고 6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들여 차량 3대를 더 주문한 상황이다.

77억 5000만원을 들인 거제관광모노레일과 비교할 때 사업비가 과도하게 들어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거제 계룡산 모노레일
거제 계룡산 모노레일

거제관광모노레일의 경우 포로수용소 공원에서 계룡산 상부까지 3.5km를 6인승 15대의 캐빈이 순환하는 반면 통영 욕지모노레일은 2km를 8인승 캐빈 5대가 순환하면서 117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통영시는 또 모노레일을 설치하면서 파헤친 산지도 복구하지 않아 뒤늦은 예산확보에 나서고 있다. 시는 6억 원의 예산을 오는 추경을 통해 추가할 계획이다. 시는 이 외에도 상부역사 주변 등산로를 뒤늦게 정비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완성된 모노레일을 운영해야 할 통영관광개발공사도 당초 8월로 예정됐던 개장일을 10월 이후로 미뤄놓은 상황이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통영시에 39개 보완사항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해 놓고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 관계자는 “욕지도가 갖고 있는 경관은 어느 곳보다 뛰어나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모노레일 디자인에 대해서는 주변 경관과 어울릴 수 있도록 외부에 디자인 필름을 다시 입히는 랩핑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시의회 한 의원은 “울산 장생포 모노레일의 경우 같은 회사의 제품인데다 캐빈 가격이 20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냉난방 설비까지 갖춰져 있는 것으로 안다”며 “캐빈 1대 가격이 7000만원 정도인 거제 모노레일과 비교하더라도 디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