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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 실안관광특구 내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 진통

삼천포지역 학부모 조기 추진 요구-시·반대단체 “유원지 개발 걸림돌” 타 후보지 설치 제안

기사입력 : 2019-08-22 13:41:04

사천시교육지원청이 실안관광특구에 공립 단설 유치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 사천시와 주민 간 이견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다.

사천시교육지원청은 그간 읍면위주로 단설유치원이 설치돼 동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여론에 따라 사천시 실안동 440번지 일대 4606㎡의 폐교된 실안분교에 오는 2022년 개원을 목표로 공립단설유치원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천시와 일부 주민들이 예정부지가 실안관광단지 내에 소재하는 만큼 교육기관이 들어설 경우 각종 위락시설 개발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지역경제활성화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대함으로써 향후 추진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천 동지역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2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충호
사천 동지역 공립 단설유치원 설립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이 2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허충호 기자/

△추진 경과=사천시는 지난 2017년 6월 폐교된 실안분교를 바다케이블카 이용객과 관광객들에게 시를 알리는 전시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천시교육지원청에 폐교를 임대할 것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사천교육지원청이 해당 부지에 단설유치원을 건립할 계획이라는 내용을 파악했다. 이 과정에서 시는 실안분교부지를 사천시 소유부지와 교환할 것을 요청했고 ,교육청은 지난 4월 단설유치원 설립 부지 교환요청 시 협의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시는 시부지와 도부지 등 3곳의 후보지를 제안했지만 교육청이 해당 부지에 대해 각각의 이유를 들어 부적합 평가를 함으로써 부지교환협의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이 가운데 지난 8월 사천시교육지원청 지역교육환경보호위원회가 '기존 숙박업소가 교육환경보호구역에 소재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교육청이 추진하는 공설 단설유치원 설립안에 반대의견을 냄으로써 교육청의 일정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공립 단설유치원을 조기 설립할 것으로 요구하는 삼천포 지역 학부모들과, 교육시설이 들어설 경우 관광특구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설립을 반대하는 일부단체의 입장이 정면 충돌하며 첨예한 주민 갈등으로 확전됐다.

제정건 사천시 행정복지국장이 22일 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허충호
제정건 사천시 행정복지국장이 22일 시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허충호 기자/

△교육청 입장=교육지원청은 공립 단설유치원이 사천시내 읍면지역에는 2곳 운영되고 있는 데 반해 동지역에는 전무해 동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보고 있다는 여론을 감안, 폐교돼 방치돼있는 실안분교에 모두 95억6900만원을 들여 지하1층, 지상 2층 연면적 2079㎡규모의 공립 단설유치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교육지원청은 삼천포 향촌동, 벌용동 지역의 병설유치원 6곳의 교육과정을 신설되는 공립단설유치원으로 통폐합해 모두128명의 어린이들을 보·교육한다는 방침이다. 신설될 공립단설유치원은 일반학급 6개와 특수학급 1개 등 모두 7학급으로 운영된다.

사천시교육청은 "도내 동지역 중 공립단설유치원이 없는 곳은 삼천포지역이 유일하고, 동지역의 유아들의 교육·보육질 향상을 위해서는 공립 단설유치원설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천시 등 반대 입장= 제정건 시 행정복지국장은 22일 오전 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폐교된 실안분교 부지에 단설유치원을 건립하는 계획에 대한 반대입장을 밝혔다.

시는 이 자리서 실안유원지 개발사업으로 모텔, 호텔, 각종 놀이시설, 음식점등이 들어서거나 건립이 진행되고 있어 교육환경으로는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도 폐교부지 옆으로 커피숍, 펜션단지가 들어서 폐교 앞 도로를 주출입로로 사용하고 있는 가운데 대단위 호텔 등이 들어설 경우 더 많은 교통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관광특구에 교육시설이 들어설 경우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규제로 실안유원지 개발사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실안관광단지에 이미 모텔 4곳과 서커스장 1곳이 학교경계로부터 180m거리에 이미 들어서 있다"며 "단설유치원 설립 시 실안관광지 개발방향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시는 교육청이 굳이 이곳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폐교가 진행 중인 학교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제시했다.

사천시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학부모들이 22일 사천시청 브리핑 룸 앞 복도에서 반대피켓을 들고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반대 시민들의 앞을 찬성 피켓을 든 채 지나가고 있다.허충호
사천시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촉구하는 학부모들이 22일 사천시청 브리핑 룸 앞 복도에서 반대피켓을 들고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반대 시민들의 앞을 찬성 피켓을 든 채 지나가고 있다. /허충호 기자/

△설립 요구 학부모 주장=삼천포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건립 추진위원회는 2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사천학부모 1000인 선언 및 기자회견을 갖고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으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라며 설립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은 삼천포 동지역 학부모들의 오랜 염원"이라며 "읍과 면에 2개의 공립단설유치원이 만들어지는 동안 동지역 학부모들은 교육의 평등권과 내 아이를 공립단설유치원에 보낼 교육의 선택권을 박탈당한 채 지금까지 기다려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삼천포 동지역 학부모들은 읍·면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유아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부터 추진위를 구성, 동지역 공립단설유치원 설립을 위한 서명운동과 건의서 제출 등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예정대로 설립을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허충호 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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