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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위력 태풍 링링 북상에 전국 초비상

‘가을태풍의 악몽’ 재현되나

7일 오전부터 도내 영향권 최대풍속 37m/s, 루사·매미 비슷

기사입력 : 2019-09-05 21:08:11

나무를 뿌리째 뽑아올리고, 바위를 날릴 정도의 초강력 태풍이 이번주 한반도 전역을 엄습할 것으로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관련기사 6면

제13호 태풍 ‘링링(LINGLING)’이 내일 오전 경남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과거 심각한 피해를 줬던 가을 태풍의 악몽이 재현될지 우려가 나온다.

5일 부산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태풍 링링은 강도 ‘매우 강’, 크기는 중형 세력으로 일본 오키나와 서남서쪽 320㎞ 부근에서 시속 19㎞ 속도로 빠르게 북상하고 있다. 중심기압 940hPa, 최대풍속은 시속 169㎞(초속 49m)이다. 링링의 현재 강풍 반경은 370㎞이나 6일 밤에는 43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남 지역은 7일 오전에 태풍의 가장 근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기상청 천리안위성 2A호가 포착한 초강력 태풍 ‘링링’. 5일 오후 7시 40분 현재 대만 북동쪽을 지나고 있다./기상청 날씨누리/
기상청 천리안위성 2A호가 포착한 초강력 태풍 ‘링링’. 5일 오후 7시 40분 현재 대만 북동쪽을 지나고 있다./기상청 날씨누리/

링링이 강한 세력을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높은 수온 탓이 가장 크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링링이 6일 오후까지 북위 30도 부근을 지나며 수온 29도 이상의 구간을 통과하면서 세력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태풍의 우측반원에 들면서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밤~8일 오전까지 경남 서부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최대 2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이번 태풍은 매우 강한 바람도 몰고 오고 있다. 7일 오후 태풍의 예상 최대풍속은 37m/s로 2003년 매미의 상륙 직후 최대풍속이 38m/s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위협적인 바람이다. 2002년 루사는 상륙 직후 최대풍속 36m/s였다.

링링 영향으로 경부울 지역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30~45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예상된다. 특히 도서지방에는 초속 50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부는 곳도 있겠다.

파도도 강하게 일 전망이다. 6~8일 사이에는 남해와 서해를 중심으로 최대 10m 이상의 높은 물결이 이는 곳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방기상청은 과거 곤파스, 쁘라삐룬, 볼라벤 등의 태풍으로 경부울 지역 최대 풍속을 기록한 사례와 비슷하게 이번 태풍으로 최대 풍속 기록을 경신하는 지역이 많을 것으로 보여 바람에 대해 기록적인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초강력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가운데 경남은 내일 오전 가장 근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5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속천항이 어선들로 뻬곡하다./전강용 기자/
초강력 태풍 ‘링링’이 북상 중인 가운데 경남은 내일 오전 가장 근접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5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속천항이 어선들로 뻬곡하다./전강용 기자/

태풍 링링이 위협적으로 접근하면서 과거 우리나라에 상륙해 큰 피해를 남겼던 가을 태풍인 루사와 매미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긴장감이 돌고 있다. 루사는 2002년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반도를 휩쓸며 역대 가장 큰 피해를 남겼던 태풍으로 전국적으로 5조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경남 지역에서만 78억9855만원(당시 기준)의 재산피해와 사망·실종 17명, 이재민 3178명이 발생했다. 이듬해 9월에는 태풍 매미로 인해 경남에서 1조9058억원의 재산피해와 사망 61명을 포함해 3만6687명이 물적·인적 피해를 입었다.

상황이 이렇자 기상청도 이례적으로 피해 예방을 강하게 당부하고 나섰다. 보통 기상청은 기상 상황의 변동성을 고려해 강한 경고보다는 우회적으로 주의를 요구해 왔다.

고정석 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장은 “태풍 링링의 상륙지역은 이동속도와 현재의 미세한 경로로 차이가 있겠으나 이와 별개로 태풍이 크고 강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과 지역의 큰 변화는 없다”며 “서쪽지방과 남해안 중심으로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한 심각한 물적, 인적 피해 가능성이 크니 사전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태풍의 속도와 강도는 앞으로 변화가 있겠으니 최신 정보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규홍 기자 h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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