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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남 기반 ‘창업투자사’ 설립 기대 높아

기사입력 : 2019-09-09 20:21:18

경남에 본사를 둔 창업투자회사(이하 창투사)가 설립된다. 경남도는 어제 가칭 ‘(주)경남벤처투자’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자체와 지역 경제인들이 출자자로 참여하는 창투사는 전국에 몇 곳 있지만, 경남벤처투자처럼 지역 경제계가 주도해 전문 투자자를 직접 공개 모집하고 선발해 설립하는 창투사는 처음이다. 경남벤처투자는 대한제강 28억, 경남도를 대리하는 경남창조경제혁신센터 4억, NH농협은행·BNK경남은행 5억원씩 등 9개 기업·기관·개인이 참여해 총 47억원의 자본금으로 출발한다. 10월 중순께 본격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창업·벤처기업의 성장 지원을 위한 200억원 규모의 ‘창업투자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경남에서의 창투사 설립 시도는 2012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남발전연구원 등 20여개 기관·기업이 ‘경남지역 창업투자 여건 활성화 추진위원회’를 결성, 50억원 규모로 설립코자 했으나 무산되면서 도내 창업·벤처기업은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전국에 130여개의 창투사가 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90% 이상 집중돼 있다. 따라서 벤처캐피털 투자금액 비중(2018년)은 서울 49.9%, 경기 21.8%인데 반해 경남은 1.2%에 불과하다. 투자 자본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으니, 도내에 기반을 두고 창업하려는 기업들이 자금난을 겪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감수해야 했다.

기존 금융기관은 자금을 빌려주며 이자 등을 수익으로 삼지만, 창투사는 투자를 통한 자본 이득을 수익으로 삼는다. 경남에 창투사가 설립되면 중소·벤처기업들이 은행권 융자 의존에서 벗어나 자본 투자 형태의 운영으로 자금난을 해소하고, 경영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또 기업인수합병을 통해 중소벤처 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이나 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신규 투자 유치, 기업공개 방식의 코스닥 상장 등 벤처캐피털 시장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자본 투자는 수익성에 우선하기보다는 지역성과 공공성에 초점을 맞출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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