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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전서훈 창원 삼광기계공업㈜ 대표이사

“기계인으로 국가발전 기여해 영광”

1972년 창업 이후 기계산업 ‘한길’

47년간 직원들과 공장 운영 자부심

기사입력 : 2019-09-09 20:54:18

“기계산업의 일인으로서 미약하게나마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었기에 참으로 영광스러웠습니다.”

창원시 의창구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삼광기계공업㈜ 전서훈 대표는 지난달 21일 경남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창업 후 47년간 기계산업에서 한길로 걸어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1972년 창업 당시 국내 제조업체 수는 5000개가 채 되지 않았다. 그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업체들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우리 직원들과 함께 힘든 고비를 넘겨가며 오늘날까지 왔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전서훈 삼광기계공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1일 창원국가산단 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한 천무 로켓 엑셀 구동 기어박스 하우징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전서훈 삼광기계공업 대표이사가 지난달 21일 창원국가산단 내 공장에서 자체 생산한 천무 로켓 엑셀 구동 기어박스 하우징을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대한민국과 창원에서 제조업이 갖는 의미는.

△제조업은 우리산업의 뿌리다. 우리나라는 내수 시장이 작아 수출 위주의 제조업이 산업의 근간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은 그동안 경쟁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에서 성장해왔다. 특히 창원공단은 기계 산업의 메카로 우리나라 제조업을 이끌어왔다. 앞으로도 창원 기계 산업은 우리나라 미래 제조업의 등불이 될 것이다. 제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하기 위해선 기술향상과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삼광의 주력제품은 무엇인가.

△공작기계의 수직머시닝센터, 심압대 등과 방위산업의 독립현가형 구동축, 종감속기 등 정밀기어박스, 장갑차 T-300 변속기 외 기어 부품류를 제작한다. 산업기계에서는 와이어 제작 기계인 신선기 등을 만들고 있다.

-주력제품인 공작기계 부품과 장갑차 구동시스템의 기술력과 국산화율은 어느 정도인가.

△공작기계의 수치제어용 컨트롤러, 엘엠 가이드(LM GUIDE), 볼스크류, 베어링 등 수입에 의존하는 품목 외 전량 국산기술로 생산을 하고 있다. 현재 공작기계 기술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진입한 상태다. 방위산업은 베어링, 시일 외 대다수 부품의 경우 설계 제작을 통해 95% 정도 국산화를 이룬 상태이며, 세계 일류기업과 교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공작기계 수치제어반의 일본제품 편중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나.

△일본 컨트롤러 업체인 화낙(FANUC) 제품의 세계시장 선호도가 높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공작기계 사용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에서 세계적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두 마리 토끼를 기업이 동시에 잡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중반 국산 컨트롤러를 개발하기 위해 국내 공작기계 제작사의 공동출자로 한국산전이라는 회사를 설립했지만, 미래를 위한 개발에 주력하다 보니 재무구조가 취약하면서 대우사태 때 결국 정부의 구조조정 태풍에 휩쓸려 갔다. 현재 가치보다 미래가치에 중점을 두어 그런 회사는 지속적으로 살려야 했는데 정부 및 업계의 지혜가 부족했다.

또한 어려울 때만 국산화해야 한다고 부추기지 말고 정부와 관련 기업이 중장기적인 정책을 내놓아야 할 시기가 지금이다. 국산화가 그냥 말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민간기업만으로는 할 수 없다. 공작기계 핵심부품 국산화에 대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위해 정부와 업계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52시간제 등으로 기업의 상황이 녹록잖다.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나.

△최저임금의 인상속도가 제품이 생산성 향상이나 고부가가치화에 비해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제품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직면한 문제해결을 위해 생산성 향상 및 기술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내년 1월 1일 주 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갑작스러운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근무시간을 줄여나가고 있다. 또 수출 납기나 고객사로부터 수주가 짧은 주문에 대비하기 위해 적정 재고관리 및 생산성 증대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경영슬로건은. 어떤 회사로 키우고 싶나.

△‘사람중심 경영, 미래중심 경영’이란 슬로건 아래 직원들에게 적극적인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꾸준한 기술 개발을 통해 최고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갖춘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 회사,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회사로 나아가고 싶다.

-정부에 하고픈 말은.

△공대가 줄고, 공고가 활성화되지 못하면서 기술자들이 자꾸 줄어든다. 젊은이들은 기술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외국인들이 기술을 배우고 기계를 돌린다. 정부에서 공무원 채용 때 이공계를 많이 뽑아야 한다. 문과와 이공계가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 현장 관리가 된다. 어렵다, 안된다고 말만 해서는 안된다. 제도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

※전서훈 대표 : △ 경남 고성 출생 △창원대학교 명예박사 △창원대학교 최고경영자 총동문회장 △창원시 최고경영인 명예의 전당 △창원시 자문위원 △대기업협력업체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경남회장 △창원공단 경영자협의회 회장 △ 상생협력전진대회 국무총리상 수상 △대중소기업 협력 중기청장상 수상 △모범중기업 산업포장 수상 △ 중기부품 조합이사장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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