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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66) 제24화 마법의 돌 166

“나도 피난을 가야지”

기사입력 : 2019-09-10 08:00:19

옆집의 남자는 40대의 사내로 판사를 하고 있었다. 이름은 최인성이었다. 그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 피난을 가지 않느냐고 이재영에게 물었다.

“내일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이재영은 피난을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피난을 가고 있었다.

“우리는 내일 아침에 떠납니다. 만약에 떠나지 않게 되시면 우리 집 좀 봐주십시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재영은 최인성 판사와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이재영은 이튿날 다시 회사로 갔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어도 날씨가 후텁지근했다. 백화점은 문을 굳게 닫았다. 피난민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었다. 거리가 피난민들로 가득해지고 있었다. 대통령이 피난을 간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은 서울을 절대로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방송을 했다.

‘대통령이 떠나지 않는다는데….’

이재영은 피난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난감했다.

“우리도 피난을 가야하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오자 허정숙이 말했다. 허정숙은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재영은 피난을 가기로 결정했다.

“준비하고 있어. 간단하게 가방을 챙겨.”

이재영은 점심을 먹고 미월에게 갔다. 미월이 있는 요정도 어수선했다.

“사람들이 모두 피난을 가는데 어떻게 할 거야?”

“당신은요?”

“나도 피난을 가야지.”

“같이 가는 거예요?”

“집에 있는 허정숙과 같이 가야지. 차에 자리가 있어.”

미월의 눈에 실망하는 빛이 나타났다. 그녀는 허정숙과 같이 떠나고 싶지 않은 것 같았다.

“요정을 두고 어떻게 피난을 가요?”

미월은 피난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그럼 요정에 남아 있을 거야?”

“요정을 지키고 있을래요.”

“나는 피난을 갔다가 돌아올 거야.”

“언제 떠나요?”

“오늘 저녁에 떠날 거야.”

이재영이 미월을 포옹했다.

“잘 다녀오세요.”

미월은 요정 대문까지 배웅했다. 이재영은 성북동의 청운각으로 갔다. 청운각은 기생들과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떠나고 연심과 기생 둘이 남아 있었다.

“연심이는 어떻게 할 거야?”

“저도 요정에 남아 있을래요. 요정을 지켜야지요.”

“그럼 몸 조심해.”

이재영은 집으로 돌아왔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