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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없는’ 슈퍼박테리아, 경남도 안전하지 않다

올 환자 수 900명 넘어 ‘전국 네번째’

보균자 발견·고위험군 파악 어려워

기사입력 : 2019-09-15 21:10:32

기존 항생제가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 수가 급증해 올해 벌써 1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경남도 환자 수가 900명을 넘어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RE) 감염증으로 신고된 사람은 전국에서 1만143명(1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서울이 3122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1582명, 부산 1244명에 이어 경남은 네 번째로 많은 905명으로 나타났다.

메인이미지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사진 입니다./픽사베이/

◇슈퍼박테리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균종(Carbapenem 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RE)은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나타내는 장내세균속균종을 말한다. CRE는 가장 마지막에 사용하는 항생제라는 카바페넴 계열을 포함한 거의 모든 항생제가 듣지 않는 대표적인 슈퍼박테리아다. CRE는 아무 증상 없이 체내에 존재하거나 인체에 직접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등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신체 접촉을 통해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게 전파되면,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켜 치사율이 50%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현황= 경남도 보건행정과 관계자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2011~2017년 표본감시체계 참여 의료기관을 통해 신고된 CRE 감염증 환자 및 병원체보유자의 발생을 확인한 결과, 2015년 이후 CRE 신고수가 급격히 증가해 2017년 6월 3일부터 전수감시체계로 전환해 국내 CRE 발생 건수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CRE 전수감시 시작 시점 1개월 후인 2017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그리고 2018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전국대비 경남지역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을 확인한 결과, 경남지역이 전국대비 발생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조사시점 초회 연도 연간 대비 32%가 증가해 17개 시·도 중에서도 네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에 경남도는 도내 중소병원(50병상 이상 300병상 미만) 중 병상 수 대비 CRE 신고건수가 많은 병원을 대상으로 CRE 발생사례를 분석하고 관리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연구에 들어갔다.


◇조기발견·예방 어렵나= CRE 감염 환자의 조기발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상(발열 등)이 없는 경우 배양 검사를 실시하지 않기 때문에 보균자의 발견이 어렵다. 또 CRE 발생 고위험군 대상 확인과 선제 격리 실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전원 환자에 대한 과거 입원 정보 등의 확인도 어렵고 CRE 검사에 긴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손위생 철저, 접촉주의 준수에 대한 인식 및 협조 부족과 함께 의료환경 및 의료기구 관리의 어려운 점 또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파티마병원 마상혁 과장은 “슈퍼박테리아라는 말은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 말이다. 이 CRE가 최근 많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많이 번지고 있다”며 “감염관리가 요양병원에서는 전혀 안되고 있어 문제다. 국가에서 체계적으로 잘 관리를 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요양병원의 시설은 감염병의 관리를 하기 위한 여건이 안된다. 일반인들도 사실상 그냥 출입하면 감염될 위험성이 높다”며 “최근 요양병원이 급격하게 늘어난 만큼 감염관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부연했다.

◇경남도 조치계획= 경남도는 향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될 것을 대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먼저 병원 내 CRE 발생 감소를 위한 인적, 환경적 개선을 요구하는 협조 공문을 전 시·군에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 내용으로는 △CRE, CPE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 및 CRE 예방 지침 제작, 공유 △손위생 및 접촉주의 지침 준수 및 모니터링 강화(전직원, 간병인, 보호자 등) △외부 CRE 유입 차단을 위해 타 의료기관의 CRE 유행정보 공유 △병실마다 각종 감염병 안내문 비치 △고위험부서 클로르핵시딘 손소독제 비치, 사용 권고 등이다.

또 감염실 미설치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식품의약과(의무담당)의 협조를 받아 빠른 시일 내 설치토록 독려하고, CRE 집단발생이 많은 병원을 대상, 감염병 예방을 위한 자체계획 수립 및 시행결과를 제출받아 자율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도관리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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