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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초대석] 김호곤 창원 (주)케이엔씨 대표

“경남 마이스 산업 이끄는 싱크탱크 되고파”

CECO 개관 계기 전시기획산업 입문

기사입력 : 2019-09-16 21:08:26

“전시 기획자는 사회적 책임, 공익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무거운 직업입니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전시회와 박람회. 물 흐르듯 흘러가지만, 장막 뒤에는 성공적인 피날레를 장식하기 위해 분주한 이들이 있다. (주)케이앤씨 김호곤(48) 대표는 2005년 경남 마이스(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의 구심점이 된 창원컨벤션센터 개관과 함께 전시 기획 산업에 뛰어들었다. 15년간 도민들에게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공익적 신념을 앞세워 직접 기획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경남의 대표 마이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케이앤씨 김호곤 대표가 지난 3일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전강용 기자/
케이앤씨 김호곤 대표가 지난 3일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전강용 기자/

김 대표는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근무할 때 마이스 산업과 인연이 닿았다. 산업 전시회에서 자사와 타사 간 부스 경쟁, 홍보 경쟁을 눈여겨보면서 전시 기획자의 매력에 끌렸다.

창원에 CECO가 들어선 2005년, 그는 샐러리맨 이름표를 떼고 케이앤씨를 창업했다. 두려움이 컸지만 유년 시절을 보낸 창원에서 기업을 경영할 수 있어 자신감도 적지 않았다. 행사 개최 결과가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파장을 미치는 마이스 산업의 특성도 창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마이스 산업은 기존 제조, 서비스업과 달리 관련 산업의 발전에 촉매 역할을 한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그 직접적인 결과가 선진국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는 관광 산업의 부흥과 직결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죠.”

김 대표는 경남에 마이스 산업이 채 뿌리내리기 전, 관련 분야에 뛰어든 ‘퍼스트 펭귄’이다. 경남도민들에게 생소했던 ‘마이스’란 단어를 각인시키기 위해 분주하게 뛰었다. 그가 2006년 대행한 ‘Feel 경남엑스포’는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다. 교육도시 올림픽이라 불리는 ‘2012 IAEC(세계교육도시총회)’를 이끌며 전문성도 인정받았다. 행사 대행에 그치지 않고 그가 직접 기획한 ‘세계교육문화체험박람회’는 2008~2016년까지 9년 동안 이어지면서 한국교육방송공사의 공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창업 당시 한두 수 앞을 내다봤지만, 사업은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재정 적자에 시달리면서 부업인 강연 수입으로 직원들의 월급을 준 적이 많았다. 쓰린 마음으로 케이앤씨와 같은 도내 마이스 기업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모습도 가까이서 지켜봐야 했다. 관련 업계는 포럼을 조직해 생존법을 찾아 나섰지만, 초기 10개가 넘는 관련 기업은 절반만이 살아남았다. 마이스 산업이 경남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은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환경만 탓할 수는 없었다. 김 대표는 행사 대행에서 직접 기획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해 15년간 40여개의 직접 기획한 행사를 치러냈다. “전시 기획은 사회적, 공익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이어올 수 없는 일이었다. 직원들 역시 김 대표의 신념을 공유하면서 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수십 건의 국제·국내 전시, 컨벤션 등을 개최했지만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행사는 단연 ‘경남관광박람회’다. 수도권 등 타지에서 개최되는 박람회들과 달리, 경남관광박람회는 7년째 경남에서 개최됐다. “왜 홍보도 안 되는 경남에서 경남관광박람회를 하느냐”는 숱한 질문과 마주했다. 김 대표의 답은 “경남의 사랑을 못 받는 관광은 수도권, 아니 외국인들에게도 사랑을 받지 못한다”였다. “유명 관광박람회를 가보면 서울, 부산 등 도시에 밀려 경남이 들러리 역할을 하는 것을 봤습니다. 경남도 빼어난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만, 체계적인 정비가 되지 않았을 뿐입니다. 또 실제로 경남의 관광지를 가장 많이 방문하는 것도 경남도민들입니다.”

어려움을 겪는 경남의 주력산업 대체재로 마이스 산업이 부상하지만, 정작 관련 조사와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호곤 대표는 장기적으로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용역, 상품개발 활동으로 경남 마이스 산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다.

김 대표는 선진국들이 가장 치열하게 다투는 산업 분야가 바로 관광·마이스 분야로, 상당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는 “경남의 마이스 산업은 주변 지역보다 다소 더디게 성장했지만, 산업이 가진 잠재력은 상당합니다. 그동안 주력 산업이 호황을 이루면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은 것뿐입니다. 경남 마이스 15년을 뒤돌아보고 지원 제도 등을 개선해 나간다면 관련 기업의 생태계 구축과 함께 지역 인재를 마이스 산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봅니다.” 

※김호곤 대표 : △1971년 서울 출생 △2000년 경희대 경영학과 졸업 △(주)케이앤씨 설립 △2016년~현재 경남마이스관광포럼 이사 △2018년~현재 경남관광협회 MICE 분과위원, 자문위원

박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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