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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경매가격 급등… 소비위축 우려

국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첫 발병에

정부 양돈 일시이동중지 조치로

기사입력 : 2019-09-18 08:37:56

경기 파주에서 17일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가운데 이날 돼지고기 경매가격이 요동쳤다. 축산당국이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에 양돈 관련 일시이동중지 조치를 내린 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축산 농가에서는 벌써부터 소비 위축을 염려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축산물품질관리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 내 돼지도체 경락가격 추세정보에 따르면 이날 평균 가격은 ㎏당 5738원으로 거래됐다. 전일 대비 22%(㎏당 1262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특히 1+ 등급은 ㎏당 6286원으로 하루새 25%(1593원)가 올랐다.

축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급등이 정부가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19일까지 일시 이동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일시 이동중지는 전염병이 전국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련 가축과 종사자, 차량 등의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다. 따라서 돼지 출하·도축 등이 중단된다. 이에 19일까지 시장에 풀리는 돼지도체가 없어 도매상들을 중심으로 물량 확보를 위한 사재기 경쟁을 벌인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유통업계는 보고 있다.

본격적인 돼지고기 가격 등락 여부는 이동중지 조치가 풀리는 19일 이후의 상황을 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경남농협 관계자는 “기존에 도축돼 냉장 보관돼 있는 물량 이외 19일까지는 도축이나 출하가 안돼 일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면서 “19일 이후에 국내 상황이나 정부 조치가 어떻게 변화하냐를 봐야 가격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농가에서는 공급물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아니라 되레 소비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돼 많은 양이 살처분되는 상황이라면 가격이 오를 수는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소비자들은 구매를 망설이거나 꺼려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경남농협에 따르면 지난 2010~2011년 당시 구제역으로 350만 마리를 살처분했을 당시 돼지고기 가격이 40% 정도 가격이 올랐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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