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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지사-드루킹, 킹크랩 시연 엇갈린 증언

어제 항소심 재판서 증언 엇갈려

드루킹 “김 지사 뚫어지게 쳐다봐”

기사입력 : 2019-09-19 20:50:52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과정에서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조작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9일 항소심 재판에 ‘드루킹’ 김동원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김 지사에게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시연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반면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은 결코 없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11차 공판에서 드루킹 김씨와 대면했다. 두 사람은 ‘킹크랩’ 시연 여부를 놓고 여전히 상반된 주장을 폈다. 1심에 이어 286일만의 법정 만남이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수 경남지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차 마신 뒤 킹크랩 브리핑”= 김씨는 증인신문에서도 김 지사에게 킹크랩 사용을 허락받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2016년 9월에 (킹크랩) 기계 성능을 개발하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이미 김 지사에게) 보고했었다”며 “그날 김 지사가 나가면서 ‘아니 뭘 이렇게 보여주고 그래’라고 해 보고하지 말고 알아서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보고) 킹크랩 자체를 인식한 순간에 허락을 구한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김 지사가 그날 계속 늦는다고 문자를 해 저희가 6시 30분에 식사를 했고 20분 뒤쯤인 6시 50분에 김 지사가 계단 올라와 복도 지나갈 때 맞이한 것 같다”며 “6시 50분에 와서 이야기하고 홀로 들어가 차 한잔 마신 뒤에 브리핑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에 사용된 휴대전화를 직접 앞에 놓고 고개를 숙여 뚫어지게 봤다고도 증언했다.

김씨는 특히 자신의 진술이 흔들리게 된 것은 김 지사와 대화를 나눈 텔레그램 내역을 경찰이 증거인멸을 목적으로 삭제해 구체적인 진술이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한 경찰이 저와 관련자 A씨 휴대폰을 동시에 열었는데 A씨 휴대폰 내용은 사진을 찍어 증거로 남긴 반면, 경감과 여자 형사 두명이 제 휴대폰에서 무언가를 계속 지웠다”며 “(압수수색) 이전에는 2016년 9~11월 김 지사와 텔레그램 내용이 있었는데 특검 조사를 받아보니 사라지고 없더라고 (검사가) 얘기했다. 당시 경찰 윗선의 지시 하에 경찰이 김 지사의 산채 방문 사실 등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 “시연 볼 시간 없었다”= 김 지사 측은 드루킹의 킹크랩 시연회가 열릴 시간에 경공모 회원들과 저녁 식사를 해 시연을 볼 시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 측은 김씨의 진술이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김씨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바꾸고 회원들과 입을 맞추려 한 정황 등을 들어 반박했다.

김 지사 변호인은 김씨의 진술이 바뀐 부분이나 측근들과의 말이 엇갈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드루킹이 킹크랩 개발자인 ‘둘리’ 우모씨에게 시연을 지시한 시점에 대한 진술을 계속 바꾼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밖에도 김 지사의 변호인은 시연이 있었다고 지목된 날 경공모 회원들이 저녁 식사를 했는지에 대해 드루킹의 진술이 바뀐 점 등도 캐물었다

김 지사는 재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판과정에서 누차 밝혔지만 결코 킹크랩 시연을 본 적이 없다”며 “더군다나 한 두 번 본 사람들과 불법을 공모했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댓글조작 범죄의 중대성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는 “만일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인터넷여론을 조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엄중하게 처벌돼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 항소심 12차 공판기일은 10월 17일 오후 2시 열린다. 김 지사에 대한 피고인 심문이 예정됐다. 11월 14일 최후변론하고 종결한 후 12월께 선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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