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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초대석] 강호연 창원 성진엔테크㈜ 대표

“日 기술식민지 안되려 초정밀 커팅툴 생산”

기사입력 : 2019-09-30 20:54:07

“일본에 기술식민지, 경제식민지가 되지 않기 위해 26년전부터 초정밀 커팅툴(TOOL)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강호연(62) 성진엔테크㈜ 대표는 지난달 23일 창원시 성산구 창원국가산업단지내 회사에서 경남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제품의 수준을 따라 잡을 수 있어 성취감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23일 강호연 성진엔테크㈜ 대표가 회사 1층에서 초정밀 특수커팅툴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지난달 23일 강호연 성진엔테크㈜ 대표가 회사 1층에서 초정밀 특수커팅툴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전강용 기자/

강 대표는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반도체 부품 가공용 초정밀 절삭공구 국산화를 이뤄 ‘기술극일’을 실천한 주인공이다. 그는 정부 산업부처에서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고 기초기술에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일문일답.

-26년째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소회는.

△고객이 요구하는 초정밀 특수커팅툴을 생산해 국산화시키는 동시에 달러 반출을 막음으로써 조금이나마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대한민국의 기초산업인 기계산업분야에서 40여년동안 축척한 기술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한 자사의 커팅툴을 통해 고객사의 품질 향상과 균일 균등한 내구성 확보에 도움을 줌으로써 보람과 성취감을 갖게 됐다. 21세기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5년전부터 4차산업에 필요한 CFRP(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 제품을 가공할수 있는 초정밀 다이아몬드 커팅툴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선진국과 대등한 원천 기술을 확보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1983년 삼성시계에 입사할때만해도 시계 금형 및 부품가공에 필요한 초정밀 절삭공구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했다. 초정밀 커팅툴이 생산되지 않으면 정밀 부품산업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원가상승 및 경쟁력이 악화된다는 것을 절실히 느껴 창업을 하게됐다.

-주력 제품은 무엇인가.

△의료기구 임플란트용 특수공구, 백색가전 에어컨 스크롤 콤프 초정밀 엔드밀, 자동차 부품가공, 광학·카메라 부품, 방산제품, 항공기부품, 원자력 터빈 부품 등에 필요한 특수커팅툴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다이아몬드헬릭스 초정밀마이크로드릴에 대해 소개해 달라.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가공에 필요한 도구로, 규소 성분인 유리판에 5000개 정도의 홀을 가공한다. 가공된 홀을 통해 코팅을 함으로써 메모리 반도체가 생산된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산화 개발된 제품을 복제해 초기 R&D자금을 회수하기 전에 가격을 다운시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를 초래하게 만들고, 가격인하가 되지 않으면 거래를 끊는다. 신기술 개발공로를 대기업이 인정해주는 상거래 기업문화가 절실하다.

-일본의 무역규제에 대해 강소기업인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끊임없는 신기술 개발과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해 기술혁신과 산업팩트에 맞는 신제품을 생산해야만 초기 시장진입을 할 수 있고,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 또한 산업부처에서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기초 산업기술에 아낌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성과중심의 개발정책과 기초기술을 도회시한 결과임을 깨달아야 한다.

-일본에서 기술연수를 할 때 무엇을 배우고 느꼈나.

△36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은 국가라는 멸시와 천대를 받았다. 가슴에 대못을 박는 처참한 굴욕을 당하면서도 견뎌냈다. 한편으로는 일본인의 장인정신과 대를 이어 기술을 전수하는 문화가 오늘날 경제대국이 되지 않았나 하는 교훈을 얻었다. 일본은 기초과학과 기초기술을 중요시한 결과 부품소재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후배 기업인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실패를 두려워 말고 7전8기로 도전하라. 실패함으로써 새로운 원리와 메커니즘(원인)을 찾을 수 있다. 자만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21세기는 기술이 마하의 속도로 변화하고 발전하므로 ‘왜’라는 단어를 항상 머릿속에 두고 변화를 모색하며 새로운 팩트에 선택과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기업인이 되고 싶나.

△26년간 축적해온 기술을 유지·발전시켜 기술강국의 초석을 다지고 싶다. 100년, 200년의 기업으로 존속시켜 후세에 물려주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

※강호연 대표 : △1957년 진주 출생 △1983년 삼성시계 입사 △1993년 성진초경공구 대표 △2001년 성진엔테크 대표 △창원대 경영학과 졸업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 △2008년 대한민국 경영혁신대상(서울신문) △2009년 제10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회 중소기업청장 표창 △2011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의장(이명박대통령) 표창 △인제대, 창원대, 창원보호관찰소 등 장학금 전달

김진호 기자 kim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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