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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은행의 미래 모습은 어떨까?- 최우형(BNK경남은행 디지털 금융본부 부행장보)

기사입력 : 2019-10-06 20:16:37

요즘엔 은행에 갈 일이 없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다. 급하게 대출이 필요하면 스마트폰에서 조회해 본다. 즉시 얼마가 대출되고 금리는 몇 %인지 알려준다. 서류 준비도 필요 없다. 스마트폰에서 자동으로 처리해 준다. 여유자금이 있어서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서 은행원과 상담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에서 로보어드바이저가 투자 상담을 해 준다. 몇 가지 살펴보다가 맘에 드는 제안대로 가입하면 된다. 지금까지는 은행의 VIP들만 이용 가능했던 PB 서비스이다. 지금도 스마트폰에서 내 가계부 관리를 해준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내 씀씀이도 분석해주고 얼마를 저금하면 좋은지 어떤 상품에 가입하면 좋은지 알려준다. 인공지능 금융비서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것이다.

은행의 미래 모습은 어떨까? 은행 지점에 상담도 해볼 겸 들어가 보면, 지금과는 다르게 은행 지점이 아니라 카페에 들어온 것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 앞에 있는 디지털컨시어지(지능형 안내기)에 손을 대고 상담하고 싶다고 하니, 금방 직원이 다가와 이런저런 금융 자문을 해 준다. 세금이나 복잡한 대출 등 문제는 직원이 가지고 있는 태블릿PC에서 원격으로 전문가와 연결해서 상담해 준다. 마음에 들면 바로 상품에 가입하고 통장이나 카드가 없어도 그 자리에서 손가락인증으로 일사천리로 방문 목적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일상들이 은행을 찾는 사람들이 새롭게 경험하게 될 디지털 경험이다. 많은 서비스들이 이미 제공되고 있고, 나머지는 차례차례 고객들에게 선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불편하고 복잡했던 은행업무가 아닌 디지털을 통해 새롭고 편리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로봇행원을 채용하여 주로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로봇행원들은 컴퓨터 안에 들어가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은행 직원들은 단순 반복업무를 로봇행원에게 맡기고,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생산성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는 인공지능 업무 비서가 제공될 것이다. 은행원들은 가장 실력있고 친절하고 생산성 높은 전문가로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화된 은행은 조금 더 편리한 금융서비스, 조금 더 수익률 높은 예금상품, 조금 더 저렴한 대출상품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고급 금융서비스를 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핀테크 회사와 협업 관계를 맺으면서 새로운 금융서비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이처럼 은행의 디지털 혁신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고객의 디지털 경험 혁신이고, 두 번째는 직원들의 디지털경험 혁신이며, 세 번째는 새로운 금융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다.

바야흐로 은행이 테크놀로지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테크놀로지 회사로 변신하면서 은행의 전반적인 경영전략이 바뀌고 있다.

변신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은행만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된다. 요즘 은행에서는 인공지능 전문가, 데이터사이언스 전문가, 모바일 전문가를 채용 및 양성하고 있다. 이들이 양질의 예금, 대출 상품을 만들고 그 결과 고객들이 혜택을 누린다.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하던 자산관리서비스도 받아볼 수 있게 된다.

최우형(BNK경남은행 디지털 금융본부 부행장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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