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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약세 거제·창원에 ‘서울 원정 투자’ 몰린다

올해 거제 158·창원 308건 매매

작년比 각각 304%·166% 급증

기사입력 : 2019-10-09 21:04:12

조선업 침체와 공급과잉으로 집값 하락폭이 컸던 도내 거제와 창원지역에 서울 거주자들의 ‘원정매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집값이 약세였던 이들 지역의 하락폭이 둔화하면서 ‘바닥권’ 인식이 확산돼 투자 매수세가 다시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9일 한국감정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주택 매매 거래 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98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804건)에 비해 21.9%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은 5만4922건으로 전년 동기(5만4556건) 대비 366건(0.67%)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과 경남을 제외한 타지역 거주자의 매입 건수는 865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71건보다 1221건(12.4%) 줄었다. 서울지역 거주자의 매수만 유독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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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경남신문 DB/

이 가운데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했던 거제시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15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2건)보다 304%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거제시와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는 5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1건)보다 41.7% 감소했는데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만 대폭 늘어난 것이다.

창원지역도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주택은 총 3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6건)보다 166% 증가했다. 창원지역에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창원과 서울을 제외한 기타지역 거주자의 매수 건수는 130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81건보다 5.7% 줄었다. 창원지역도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입이 늘어난 셈이다.


서울 거주자의 거제나 창원지역 ‘원정매수’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집값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경남의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 올해 9월까지 3년4개월째 하락 중이다. 특히 이 기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18.5p 하락했다.

조선업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거제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16년 5월 118.5에서 올해 9월 말 79.1을 기록하는 등 이 기간 동안 40p가량 하락했다. 조선업과 기계, 자동차 업종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창원시의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2016년 5월 110에서 지난 9월말 85.1을 기록해 25p가량 떨어졌다.

이들 지역의 집값, 특히 아파트 가격이 많이 내렸다는 인식에다 올해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 수요가 일부 몰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부 매수세 증가로 거제시의 경우 올해 2월 아파트 매매지수가 78.5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후 7월까지 소폭 상승세를 보이다 다시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최악의 침체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연초에 서울 거주자들이 가격이 많이 떨어진 거제와 창원지역 아파트에 대해 갭 투자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주가 목적이 아니고 투기가 목적인 만큼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명현 선임기자 m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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