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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루빨리 국론을 통일시키자- 이창하(시인)

기사입력 : 2019-10-14 20: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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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제국 고구려가 갑자기 멸망한 것은 당과 신라의 협공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정적인 패인은 연개소문 사후 분열된 내부에서 비롯됐다고 하는 것이 정론일 것이다.

근세에는 임진왜란으로 큰 곤욕을 치렀는데, 이 역시 동인과 서인으로 분열돼 서로 권력을 다투다가 결국은 8년 전쟁으로 모든 백성들이 고통을 겪게 됐다.

조선의 멸망은 또 어떠한가. 대원군과 민비가 서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하여 쟁탈전이 벌어졌고 급기야는 왕이 외국의 공사관으로 피란을 하다가 마침내 망국의 한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수 있으며, 6.25전쟁 또한 상해와 미주에서 활동하던 인사들이 통합을 하지 못하고 극한의 대립을 치닫다가 김일성의 침략을 맞이하게 된 것 아니겠는가.

이처럼 분열은 곧 자멸 내지는 치명적인 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70년대 박정희 김대중 두 사람의 대통령 선거로 영남과 호남이 치명적인 대립을 하게 됐고 결과 그 골은 40~50년이 지난 지금도 제대로 매우지 못하고 있어 항상 국론 분열의 여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우리는 소위 보수나 진보집단으로 국론이 양분돼 극한 대립을 하고 있는데 지금 서초동 광화문에서의 대규모 집단대립은 이 나라의 끝을 보이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여 심히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지역적 분열을 넘어 세대 간, 이해 집단 간의 국론분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내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이분적 사고방식의 진보 보수 세력은 국가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모두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말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관리 한 사람을 잘못 임명하여 일어난 사태인 것 같지만, 크게 보면 권력 쟁취에 대한 욕망이 원인인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틀림없는 사실일 것으로 생각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은 경제문제가 심각하고 외교나 정치 사회 문제 등도 산재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국론분열의 문제해결에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할 것 같다.

민심이 통일돼야 매사 추진력이 생길 수가 있는 법이다. 분열은 갈등을 낳고 갈등은 결국 파멸을 예고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부탁드릴 것은, 정치 지도자들은 하루빨리 이 사실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고 해결해 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것이다.

국론을 통일시키는 해법은 다른 것 없이 간단하다.

일찍이 공자는 말하기를 정치는 바르게 하는 것이다.(政正也)라고 했다. 말하기는 쉽지만, 원칙과 순리에 맞게 다수의 사람들이 수긍하는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면 될 것이다.

이창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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