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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경륜공단의 경제와 미래- 전강준(경제부장·부국장)

기사입력 : 2019-10-14 20:15:21

베팅할 돈이 떨어졌나, 아니면 다른 베팅처로 몰려갔나.

최근 창원경륜공단이 내장객 감소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올 한 해 잔여경기를 취소했다. 대개 경기가 어려울 때 운수를 보는 점집과 한 방에 큰돈 버는 재미가 있는 사행성 짙은 것에 몰리는 것이 추세인데 오히려 올해 경륜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베팅할 돈이 떨어졌나?

설득력이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고정수입 이외의 돈을 벌기가 어렵다. 먹고살기에 들어가는 고정비 처리에도 빡빡한 처지인데, 여기에 1주일에 며칠간 베팅에 투자할 여유가 넉넉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국회 국감자료에서 창원 국가산단 1년새 생산액 3조4000억원 감소 등 경쟁력이 급락했다고 했다. 생산뿐만 아니라 수출·고용·가동률도 일제히 하락했다. 최근의 경기까지 반영한다면 아마 하락폭이 더 증가했을 수 있다.

경륜사업은 특성상 경기를 빨리 타고, 회복은 느리다. 아마 수년 전부터 경륜공단의 수입하락 조짐을 보일 때 주위의 경제환경이 나빠지고 있음을 봤어야 한다.

그렇다고 올 경륜경기를 접어야만 할 정도인가.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 접어야만 했다면, 수년간 경륜공단의 구조적인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경륜공단은 노동집약적 사업이다. 인터넷 불법 베팅사업은 외국 서버 하나 들여놔 2~3명이 수천억원을 벌 수 있지만, 합법적인 경륜공단은 400~500명이 모여 이익을 내는 엄청난 노동집약적 사업이다. 이를 생각한다면 경영진은 경제 환경의 변화를 빨리 읽었어야 했다. 또 경기장을 찾는 내장객들도 60대 이상으로, 젊은이를 찾기가 드물 정도로 자연스런 세대교체도 되지 않았다. 흥미를 잇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베팅처로 몰려갔나?

소지는 충분하다. 내장객들의 베팅에 대한 기대심리가 현저히 낮아졌다면 경륜을 찾지 않을 수 있다. 기대심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베팅 금액이 줄었다는 것인데, 만약 한 번 찔렀을때 50배를 먹을 수 있는 것이 10배 정도로 줄었다면 다른 곳에 눈을 돌릴 수 있다.

이미 6~7년 전에 인터넷 베팅 등 불법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어 왔고, 반면에 합법시장 규모는 25조원 정도였다. 불법으로 자금이 몰린다는 것은 합법의 매출이 줄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 규모가 줄다 보니 경륜의 기대심리는 낮아졌다고 보면 된다.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한 경륜공단은 당분간 백약이 무효 같다. 적자 폭이 한 해 수십 배가 요동치는 경륜 특성상 내년 매출이 더 줄 수 있다.

창원경륜공단은 지난 2000년 경륜 시작 이래 지난해까지 레저세 5500여억원, 지방교육세 2271억원 등 지방재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 옛 영광을 당장 찾을 수 없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마냥 지켜볼 수는 없다. 무엇이 잘못인지, 무엇을 줄여야만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가 악화의 큰 역할을 했지만, 그렇다고 방관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애매해진 경륜 선수들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되살리려면 뼈를 깎는 고통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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